100세 시대를 맞아 많은 어른들이 노익장을 과시하는 가운데 특히 연예계 인사들의 활동이 돋보이고 있다. 1988년부터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아온 송해 선생은 대한민국 최장수 MC로 자리매김했다. 1927년생이니 올해 나이 96세인데 올해 설 명절을 맞아 그의 인생사를 소재로 한 KBS 설 특집방송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통해 건재를 과시했다. KBS는 ‘전국노래자랑’ MC 송해 선생을 기네스 세계기록 중 ‘최고령 TV 음악탤런트 쇼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 부문에 신청키로 확정하고 자료 수집을 하고 있다.

설 특집쇼에 출연한 송해 선생님 / YOUTUBE
설 특집쇼에 출연한 송해 선생님 / YOUTUBE

여든을 앞둔 배우 오영수가 지난해 제79회 미국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에 이은 역사적인 기록이었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듣고, 처음으로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며 난생처음 자신을 칭찬했다고 한다. 그는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라, ‘우리 속의 세계!’”라며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인에게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그는 ‘깐부 할아버지’로 불리며 글로벌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골든 글로브는 그동안 미국 외 작품에는 유난히 문턱이 높아 '벽'으로 여겨져 왔다.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나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를 주요 부문에 올리지 않고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만 다뤘을 정도다. 지난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후보에도 오르지 못해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오영수의 이번 수상을 두고 ‘가장 놀라운 수상자'로 꼽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만큼 힘든 일을 해냈다는 경이로운 성취를 보여준 그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왕'은 삶의 비극과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담아낸 걸작으로, 4대 비극 중에서도 뛰어난 예술성과 문학성이 높은 작품으로 꼽힌다. 오만함과 분노에 눈이 가려져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왕의 어리석음이 초래한 갈등과 혼란을 다룬다. 이 유명한 이야기를 다룬 연극 '리어왕'은 아흔을 눈앞에 둔 원로배우 이순재가 65년 연기 인생을 담은 연기로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놀라운 것은 '리어왕' 역을 더블캐스팅이 아니라 전 공연에 단독 캐스트로 출연한 것이다.

그는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처음엔 안 믿었다. 근데 세월이 약인 게 맞는 것 같다. 지나면서 적응하고 또 거기에 맞춰서 지내게 되더라. 지금은 잘 먹고 잘 지낸다"라고 말했다. 대단한 열정이고 존경받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아흔을 바라보는 배우 김영옥도 건강한 모습으로 연기는 물론 예능프로에 나오는 등 전천후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뜨거운 안녕’으로 유명한 가수 쟈니리도 여든다섯 나이로 ‘복면가왕’에 출연해 최장수 가왕으로 등극하고 3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설 특집에도 농익은 노래를 선보여 기립박수를 받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는 연예인이 넘쳐난다. 여든 셋 배우 최불암 선생도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 국민배우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나이가 무색하게 독보적인 몸짓으로 연기하고 노래하는 연예인들과 함께 산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송해 선생이 ‘최고령 TV음악탤런트 쇼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오르고 또 다른 연예인들이 뒤를 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내가 해내지 못하는 일을 성취하는 사람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 송해 선생과 노익장을 보여주는 연예인 어르신들에게 아낌없는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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