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카드 버리고 환상에 돌진… 이정현은 돈키호테의 분신인가
[최보식의언론=조전혁 광운대 석좌교수]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닙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합니다. (편집자)
국민의힘 공관위가 갑자기 '장기국가인재관리위원회(長期國家人才管理委員會)'로 간판이라도 바꿔 단 모양이다.
이정현 위원장의 일성을 듣자하니, 그가 공관위원장이 아니라 무슨 황제의 현신(現身) 같다. 이진숙과 주호영을 탈락시키며 내건 명분은 도저히 공관위원장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다.
"대구라는 좁은 땅에 머물기엔 그대들의 그릇과 기개가 너무 커서, 장차 대한민국 전반에서 더 크게 쓰기 위해 아껴두노라"니. 이쯤 되면 공관위는 선거 승리를 고민하는 조직이 아니라, 인재를 적시에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인재뱅크'인가 보다.
자, 이제 현실이라는 '풍차' 앞에 선 그들의 꼬락서니를 보자.
김부겸이라는 쓰나미가 대구 코앞까지 들이닥쳤는데, 유일한 방파제인 이진숙, 주호영을 치워버렸다. "우리 지지자들은 샤이(Shy)해서 지금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지만, 투표 날 짠~하고 나타날 것"이라는 신탁(神託)이라도 받았나? 최선책과 차선책을 제 발로 걷어차고 맨몸으로 전쟁터에 나가겠다는 이 결기를 '만행'이라 부르지 않으면 무엇이라 부르겠는가.
더 웃기는 것은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뼈가 굵은 '6선 의원' 주호영에게 "나중에 더 큰 사탕 줄게"라며 회유성 멘트를 던진 점이다. 그에게 이런 사탕발림이 통할 거라 믿는가. 공관위라는 이름의 '떴다방'이 내뱉는 기한 만료된 수표를 그가 덥썩 받을 만큼 만만해 보이나. 번데기 앞에 주름잡나? 국민들인들 그 멘트를 믿겠나?
선거라는 잔치가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떴다방' 주인장이, 대체 무슨 근거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인재의 앞날을 보장하나. 특히나 이번 선거가 참패의 늪으로 향하고 있다는 예보가 자자한 마당에, 침몰하는 배 위에서 "다음 항해엔 당신 선장 시켜줄게"라고 장담하는 꼴이다.
결국 이 기괴한 공천의 결말은 이미 세르반테스가 수백 년 전에 써두었다. 기억이 나는대로 소설 스토리를 요약한다.
돈키호테는 넓은 벌판에 서 있는 30여 개의 풍차를 보고, 그것들이 긴 팔을 휘두르는 거인들이라고 믿었다. 그는 기사로서 사악한 거인을 물리쳐 공을 세우고 세상의 악을 제거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종자인 산초 판자가 "저것은 거인이 아니라 풍차이고, 팔처럼 보이는 건 날개"라고 만류했지만, 돈키호테는 산초의 만류를 무시하고 풍차를 향해 돌격했다. 돈키호테는 애마 로시난테를 타고 창을 겨누어 풍차 날개를 찔렀으나, 창이 부러지고 말과 함께 논바닥에 처박힌다. 돈키호테는 만신창이가 됐음에도 제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마법사 프레스톤(Frestón) 탓을 한다. 그는 마지막까지 프레스톤이 그의 공적을 가로채기 위해 거인들을 풍차로 변신시켰다며 정신승리를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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