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일정에 맞추다 보니 졸속으로 엉망

[최보식의언론=이인제 전 국회의원(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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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는 24일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가결했했다. 함께 올린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과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은 국민의힘 강경한 반대에 처리가 보류됐다. (편집자)

우리나라 광역시는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울산이다. 이 가운데 부산과 인천은 관문 도시로서 독립된 광역자치단체로 남아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대구, 대전, 광주, 울산은 경북, 충남, 전남, 경남과 왜 분리되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관료들의 조직 확대 본능에 따라 졸속으로 분리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더니 얼마 전 대전을 방문한 이재명이 대전과 충남의 통합문제를 불쑥 제기했다. 마치 '아니면 말고' 식의 장난 같았다. 그 때는 다구, 광주 등은 언급도 없었다.

언론들은 이재명이 자신의 비서실장을 대전, 충남 통합 광역단체장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내가 보아도 그 시기나 방법이 그런 불순한 목적을 뒷받침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어마어마한 의제를 대전, 충남만 콕찍어 지나가는 말처럼 뱉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후 이 통합 문제는 울산을 제외한 3대 통합으로 구체화되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일정에 맞추다 보니 졸속으로 엉망이 되고 있다. 배가 산으로 가는 모습이다.

우선 통합의 구조다. 통합된 단체의 명칭이 '통합특별시'이고 약칭은 대구특별시, 대전특별시, 광주특별시로 한다고 한다. 또 권한과 재정에 대한 특례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아니 '특별시'는 서울 하나면 되지, 여기 저기 무슨 특별시인가! 또 특례는 무슨 특례인가! 분리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상이다.

이웃 일본을 보자. 광역단체의 종류는 네개로 도(都), 도(道), 부(部),현(縣)이다. 동경도, 북해도, 오사카부, 교토부가 있고 나머지는 모두 현이다. 특뱔시에 해당하는 도는 수도인 도쿄 하나 뿐이다. 또 요코하마는 인구가 400만에 육박하는 큰 도시지만, 가나가와현의 수도에 불과하다.

대구, 대전, 광주는 경북, 충남, 전남의 수도로 돌아가면 될 것이다. 그것이 순리이고 정도다. 누구를 위해 대한민국의 모습을 누더기로 만들려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리고 이 통합 문제는 지방선거를 위한 정략이 아니라 국가 기본틀이라는 비전으로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원래 분열은 쉽지만, 통합은 어려운 법이다. 대전, 충남이 졸속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비행기도 날기 위해서는 예열(豫熱)이 필요하다. 분리되었던 두 단체가 통합되려면 주민들의 여론이 끓어올라야 한다. 다짜고짜로 통합을 밀어붙이지 말라! 시간을 갖고 공론화를 거쳐 멋진 통합을 이루어야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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