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내란죄'의 주체가 될 수 있나

[최보식의언론=박상현 기자]

KBS 화면 캡처
KBS 화면 캡처

윤석열의 실패한 비상계엄에 '내란' 딱지가 붙자, 윤 측 변호인들은 "대통령이 반란군도 아닌데 무슨 내란이냐" "대통령이 어떻게 내란죄의 주체가 될 수 있나"고 반발했다.

무엇보다 이미 정권을 쥐고 있는 대통령이 내란의 주체로 볼 수 있을까. 우선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국가긴급권 발동으로 그런 죄를 뒤집어씌우느냐는 것이다.

지귀연 재판부는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고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비상계엄의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의 행사, 그것도 헌법이 설치한 기관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실력행사를 하려는 것이어서 형법 제91조 제2호가 적용되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국가권력의 또 다른 축인 입법이나 사법의 권능을 침해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권능을 침해하는 행위는 내란죄에서 처벌하고자 하는 본질인 '주권 침해'의 한 모습이 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국가권력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군을 동원해 강제로 의회를 해산시키거나(의회 해산권이 없는 경우를 전제로 함) 의회가 모일 수 없게 만들어 국민이 선출한 의회가 사실상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행정부의 수반과 행정부를 견제하는 의회는 자칫 갈등과 긴장 관계에 놓이기 쉽고, 이 경우 군에 대한 통수권을 가지는 행정부의 수반은 군을 동원해 의회의 기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만듦으로써 방해 없이 행정부의 정책 추진을 밀고 나가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윤석열 및 그 변호인은 비상계엄 선포가 사사건건 무리한 탄핵과 예산삭감 등 정부의 발목을 잡아 반국가세력이 되어 버린 국가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어떤 일을 행한 동기나 이유, 명분을 그 목적과 혼동하여 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고 싶어 하였던 것은 동기나 이유, 명분에 불과하지,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윤석열, 피고인 김용현은 군대를 보내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국회의 활동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비상계엄, 병력 출동 및 국회 봉쇄 시도 등의 행위에 나아간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 아래는 윤석열 판결문에 나오는 해당 대목이다.

대통령의 국가긴급권(비상계엄 권한) 행사가 형법 제91조 제2호가 적용되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 

판단 :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고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도 어려우나, 비상계엄의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의 행사, 그것도 헌법이 설치한 기관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 실력행사를 하려는 것이어서 형법 제91조 제2호가 적용되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임 

이유 

-비상계엄 선포는 그 자체로 행정부나 법원 등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한행사를 제약하므로 계엄이 해제될 때까지 사실상 상당기간 다른 국가기관의 기능을 제대 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바,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음 

-먼저 계엄선포의 형식적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형법 제91조 제2호가 적용되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견해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음 

-살피건대, 실체적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대한 대통령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하고 이 를 섣불리 사법심사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은 자칫 필요한 경우 판단을 주저하게 만드 는 저해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절차적 요건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까지의 절차 위반을 문제 삼을 수 있는지가 어려우므로 위 견해는 채택하기 어렵다고 보이고, 구성요건의 원칙에 충실한 견해가 타당하다고 판단됨 

-따라서 원칙적으로 계엄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 니나, 다만 비상계엄의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의 행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즉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행정, 사법의 본질적인 기능을 침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이라면, 비록 헌법이 정한 권한행사라 하더라도 형법 제91조 제 2호가 적용되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임 

-이에 대해 피고인 윤석열 및 그 변호인은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등에 이르게 된 목적은 사사건건 무리한 탄핵과 예산삭감 등 정부의 발목을 잡아 반국가세력이 되어 버린 국가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어떤 일을 행한 동기나 이유, 명분을 그 목적과 혼동하여 하는 주장으로 보임 

-국가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고 싶어 하였던 것은 그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동기나 이유, 명분에 불과하지, 목적이라고 볼 수 없음. 위와 같은 동기나 이유 때문에 피고인 윤석열, 피고인 김용현은 군대를 보내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국회의 활동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비상계엄, 병력 출동 및 국회 봉쇄 시도 등의 행위에 나아간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봄이 상당함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음

형법 제91조 제2호의 국헌문란의 목적, 즉 군을 보내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회의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사실상 상당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윤석열의 대국민담화문에는 국회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척결해야 한다는 표현이 들어가 있으며, 포고령에는 국회의 활동을 금지하고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그 자체로 이러한 목적이 인정됨. 피고인 윤석열, 피고인 김용현은 이러한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 .공유하고 있었음 

-군대를 보내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할 수 있음. 폭동이란 최광의의 폭행.협박으로 비상계엄 선포를 통해 국민의 권리의무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국가기관의 권한 범위도 조정되는 등의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임. 군이 무장을 해서 국회로 출동하는 행위, 헬기 등을 타거나 담을 넘어 강제로 국회 경내로 침입하는 행위, 국회의사당 건물 안에 강제로 침입하는 행위, 그 안에 있는 관리자 등과 몸싸움을 하는 행위, 체포를 위해 장구를 갖추고 국회로 출동하는 행위 등 대부분의 행위는 모두 폭동에 해당하고, 이러한 행위는 그 자체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 치기에 충분한 정도의 폭동에 해당함 

-설령 개별적 폭동행위 중 일일이 관여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여도 그 관여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도 내란죄로서의 책임을 져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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