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을 쌓는 여의도의 '진짜 도둑들'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KBS-1라디오 캡처
KBS-1라디오 캡처

설 연휴, "부처의 미소로 세상을 관조하리라" 다짐했던 나의 야심 찬 수행 계획은 단 1분 만에 파기됐다.

필자가 "나는 집 팔라고 강요한 적 없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을 비판한 글 아래 달린 댓글들 때문이었다.

"부동산으로 배 불린 놈들은 좀 털려야 정의다", "대안도 없는 게 짖어댄다"며 반말과 비아냥이 뒤섞인 댓글창을 보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들의 뇌 구조에는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예절'은 물론이고, '자본주의 OS' 자체가 설치되지 않았음을.

이들에게 타인의 부(富)란 치열한 경쟁과 인내의 산물이 아니다. 누군가의 몫을 부당하게 가로챈 '장물(臟物)'일 뿐이다. "내가 가난한 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저놈이 내 파이를 뺏어갔기 때문"이라는 이 기적의 논리. 이것은 건전한 경제 관념이 아니라, 일종의 '증오 신앙'이다.

냉정하게 주위를 둘러보라. 자수성가한 부자들은 방구석에서 '시크릿' 같은 책이나 끼고 앉아 "우주가 도와준다"라고 망상하는 몽상가들이 아니다. 그들은 남들이 "불금"을 외치며 쾌락을 소비할 때 사무실의 불을 밝혔고, 남들이 "욜로(YOLO)"를 외치며 미래를 저당 잡힐 때 고독하게 종잣돈을 굴린 사람들이다.

나는 그 독기, 그 집요함, 현재의 안락함을 유예하고 리스크를 감내하는 그 처절한 야성을 보며 일찌감치 깨달았다. '아, 나는 저 경지에 오르기 힘들겠구나.' 그것은 단순한 노력을 넘어선 일종의 '재능'이자 '광기'의 영역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누리는 부는 고개가 숙여질 만큼의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서 존중받아 마땅하다. 부자가 되는 게 당신들 망상처럼 '우는 아이 사탕 뺏기' 정도로 쉬운 일이었다면, 왜 세상 모든 이가 부자가 아니겠는가?

여기서 하나 더, 당신들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잖나. 쿠팡의 새벽 배송을 두고는 '노동자의 건강권'이니 '심야 노동의 착취'니 입에 거품을 물던 그 정의감은 다 어디로 증발했는가? 대형 마트가 추진하는 새벽배송에는 왜 꿀 먹은 벙어리마냥 '흐린 눈'을 하고 있는가.

결국 그 거창한 인권 타령은 '가면'이었다는 고백이다. 실체는 '나는 피곤해서 이불 속에 있는데, 남이 새벽같이 일어나 많은 돈 버는 꼴은 배 아파 못 보겠다'는 유치한 투정이었음을 스스로 자백한 꼴이다.

지지자들의 이 싸구려 질투심과, 국민이 가난해야만 자신들이 선심 쓰듯 던져주는 '소비 쿠폰' 한 장에 감지덕지할 것을 아는 정치인들의 얄팍한 계산. 이 둘이 만나 빚어낸 것이 바로 지금 대한민국을 망치는 역겨운 화학작용이다.

입으로는 국민에게 "집 팔아라" 훈계하면서, 뒤로는 똘똘한 한 채를 가슴에 품고 절대 놓지 않는 여의도의 정치 자영업자들을 보라. 그들은 안다.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개돼지'들에게만 팔라고 강요하고, 자신들은 악착같이 버티는 것이다.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당신들이 진짜 '죽창'을 겨눠야 할 대상은, 잠을 줄여가며 '자본주의'라는 정글을 헤쳐 나간 끝에 벤츠를 타게 된 옆집 이웃이 아니다. 권력을 사유화해 시장을 왜곡하고, 당신들이 올라갈 사다리를 걷어차며 그들만의 철옹성을 쌓는 여의도의 '진짜 도둑들'이다.

부자를 끌어내려 시궁창에 처박는다고 해서, 그 부(富)가 당신의 통장으로 자동 이체되는 마법은 일어나지 않는다. 펜트하우스를 폭파한다고 반지하가 지상으로 승격되지도 않는다. 그건 역사적으로 숱하게 증명된 '실패한 망상'이자, "나 혼자 죽을 순 없다"는 '물귀신 연대'의 비참한 발악일 뿐이다.

당신이 탕진할때 더 치열하게 산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그 못난 심보가, 바로 당신을 영원한 빈곤의 굴레에 가두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쯤 직시할 텐가.

마지막으로 뼈 있는 덕담 한마디 남긴다. 당신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미 사망 선고가 내려진 '공산주의식 n분의 1'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이 살아 숨 쉬는 자본주의 시장의 회복, 그리고 당신의 각성(覺醒)에 있다.

나는 우리 사회가 부자를 질투하는 지옥이 아니라, 정당한 부를 꿈꾸는 건강한 욕망의 용광로가 되길 바란다.

새해에는 남을 저주하는 데 당신의 귀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부디 당신의 삶을 구원할 '기회'를 만드는 데 쓰시길. 그리하여 진심으로, 당신의 인생이 그 지독한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윤택해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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