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서울대의대 명예교수는 한국에서 '비타민C 전도사'
[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박묘숙 기자]

이왕재 서울대의대 명예교수는 한국에서 '비타민C 전도사'로 불리며, 노벨상 수상자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 박사의 맥을 잇는 메가도스 요법(하루 권장량의 수십~수백 배인 6,000mg~12,000mg 섭취)의 강력한 옹호자다.
이 분 따라 비타민C 메가도스 한다고 자랑하는 분들이 많다. 나는 내가 고혈압, 당뇨 조짐이 있어 재직하던 일리노이스 대학의 의대병원에서 의사와 보조제 전문 간호사를 만나 비타민 C의 메가도스에 대해 의견을 구한 적이 있다.
그때 들었던 이야기를 AI를 통해 다시 확인했다.
일부는 구약의 장수 인긴들이 체내 비타민 C 합성 능력 때문이라는 황당한 이야기들을 한다. 이왕재 교수의 주장은 인간이 체내에서 비타민C를 합성하는 효소(L-글루코노락톤 산화효소, GULO)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합성 능력을 잃었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돌연변이는 구약시대(수천 년 전)가 아니라, 약 6,300만 년 전 신생대 초기, 인간과 유인원의 공통 조상 시기에 발생했다. 그때 먼 조상들이 지금보다 오래 살았다는 어떤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수천 년 전 성경 속 인물들이 비타민C를 합성해서 장수했다는 주장은 진화생물학적 타임라인과 전혀 맞지 않는, 종교적 신념을 과학에 무리하게 대입한 비과학적 주장이다.
효능을 이야기하면서 의학적 실험 통계가 아니라 가족 중에 누가 덕을 봤다는 식이다. 나는 의사분이 왜 이렇게 황당하고 비과학적 과장된 이야기를 하시는지 이해가 안 된다.
* 비타민C 메가도스의 과학적 진실
현대 의학계의 주류 의견은 비타민C가 필수 영양소임은 분명하지만, "메가도스(초고용량 섭취)가 좋다는 주장에는 합의가 없다
* 흡수율의 한계 (비싼 소변)
비타민C는 수용성이다. 우리 몸은 필요한 만큼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출된다. 하루 200~400mg 정도면 혈중 비타민C 농도는 포화 상태에 이른다.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흡수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메가도스를 하면 대부분은 흡수되지 못하고 배설되므로, 의학적으로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행위'다. 단, 옹호론자들은 "배설되는 과정에서도 항산화 효과를 낸다"고 주장하나 근거는 약하다.
* 감기 예방 효과?
코크란 리뷰(Cochrane Review) 등 대규모 메타분석에 따르면, 일반인이 매일 고용량 비타민C를 먹어도 감기를 예방하지 못한다.
마라톤 선수나 군인처럼 극한의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감기 발생률을 50%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감기에 걸린 후 고용량을 먹으면 앓는 기간을 약간(8% 정도) 줄여주는 효과는 관찰되었다.
* 암 치료 효과?
입으로 먹어서는 암세포를 죽일 만큼의 혈중 농도에 도달할 수 없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정맥 주사(IV)는 다른 영역이다. 혈관으로 직접 고용량을 주입하면 경구 섭취보다 100배 이상 높은 농도를 만들 수 있으며, 이 경우 비타민C가 과산화수소를 생성해 암세포를 공격한다는 연구가 있다. 현재 보조 항암 요법으로 연구되고 있으나, 이것 역시 단독 치료제라기보다는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거나 보조하는 역할로 한정된다.
* 메가도스의 부작용과 위험성
"수용성이라 많이 먹어도 배출되니 부작용이 없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요로 결석(신장 결석)은 가장 명확한 위험이다. 비타민C가 대사되면서 '옥살산(수산)'이 나오는데, 이것이 칼슘과 결합하면 결석이 된다. 메가도스 복용자에게서 결석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은 다수의 연구로 입증되었다.
강한 산성이므로 빈속에 먹으면 속 쓰림, 위경련, 설사등 위장장애를 유발한다. 비타민C는 철분 흡수를 돕는데, 혈색소침착증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 요약 및 결론
메가도스는 피로 회복이나 항산화에 대한 주관적 만족감(플라시보 포함)을 줄 수는 있으나, 질병 예방이나 치료(암, 감기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뚜렷한 의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세계보건기구(WHO)나 각국 보건 당국은 결핍증(괴혈병) 예방을 위한 권장량(약 100mg 내외)보다 조금 더 먹는 수준(200~500mg)이면 충분하며, 그 이상은 잉여 섭취로 간주한다.
이왕재 교수의 열정은 비타민C의 중요성을 환기한 공로가 있으나, 그가 주장하는 드라마틱한 기적(수명 연장, 만병통치)은 과학적으로 과장된 측면이 크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신선한 채소면 충분하다.
btlee@kaist.ac.kr
#비타민C메가도스 #건강신화팩트체크 #과학과증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