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퇴직연금’인가 ‘빚의 퇴직연금’인가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SBS 뉴스 캡처
SBS 뉴스 캡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굴려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퇴직연금 기금화 방안을 준비 중이다.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굴려서 저조한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준비 중인 방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처럼 연금공단 등에 퇴직연금을 적립하고 공단이 운용사를 선정해 운용한다는 구상이다. (편집자)

필자가 이 기막힌 정책에 이름 하나 지어줘 볼까? 제목 하여 '빛의 퇴직연금'이 어떨까 싶네. 대체 어느 나라가 국민 퇴직금까지 국가가 통제하냐? 결론부터 말하면 '자유민주주의 국가' 중에선 거의 없어.

보통 선진국에서 '국가 연금'은 국가가 관리하지만, '퇴직금(Severance Pay)'이나 '퇴직연금'은 철저하게 노사 간의 사적 계약이자 개인의 사유 재산으로 본단 말이야. 이걸 국가가 기금으로 묶어서 주무르겠다고 나서는 나라는 아주 극단적인 케이스들뿐이다.

그 '특별한' 나라들 면면을 좀 볼까?

1. 싱가포르 (CPF):

여기는 국가가 강력하게 강제 저축을 시켜서 주택, 의료, 노후를 다 관리해. 근데 여긴 '유능한 독재'라고 불리는 리콴유식 모델이잖아. 국가가 돈을 불려줄 실력이 있고, 실제로 국가 신용도가 세계 최강이야. 환율 박살 나고 국방비 2조 원 빵꾸 내는 '재매수엘라' 실력이랑은 차원이 다르지.

2. 말레이시아 (EPF):

여기도 싱가포르 비슷하게 국가 기금으로 운영해. 근데 최근에 정치인들이 이 돈에 손댔다가 부패 스캔들 터지고 난리 났었잖나. 국가가 돈을 쥐면 정치적 입맛에 따라 '쌈짓돈'으로 쓰기 딱 좋다는 걸 몸소 보여준 사례지.

3. 그리고... 대망의 베네수엘라:

차베스와 마두로가 정권 잡고 나서 제일 먼저 한 게 뭐였게? 바로 연금 기금의 사실상 국유화였어. 국가가 기금을 통합 관리한답시고 다 끌어모으더니, 결국 포퓰리즘 잔치 벌이는 데 다 탕진해버렸지. 지금 베네수엘라 노인들이 연금 한 달치 받아봤자 계란 한 판도 못 사는 이유? 국가가 관리한다며 그 '빛의 속도'로 가치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야.

며칠 전 비교자체가 모욕적이라던 강득구 형, 이리로 잠깐 와보시라. 자, 당신들 정권이 이러니 재메수엘라 소리를 듣는 게다. 이건 뭐 정치가 아니라 국가 단위의 '인질극'이지. 

국민들이 노후에 치킨집이라도 차릴 마지막 종잣돈까지 '기금화'라는 번지르르한 조명 아래 묶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겠다는 그 속내를 모를 줄 아나 보지?

32조 원짜리 쿠폰 추경으로 포퓰리즘 잔치 벌일 땐 좋았겠지. 그런데 정작 나라 지킬 국방비 2조 원이 없어서 쩔쩔매는 꼴을 보니, 이제는 눈먼 돈처럼 보이는 국민들 퇴직금에 대놓고 빨대를 꽂겠다는 거잖아. 나랏살림 거덜 난 거 메우려고 개인의 사유 재산인 퇴직금까지 '국가 관리'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국유화하려는 그 발상 자체가 이미 카라카스행 급행열차 티켓 끊은 거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고. 이미 연기금을 그렇게 태우고도 환율이며 물가며 하나도 못 잡아서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실력으로, 내 소중한 노후 자금을 직접 굴려주겠다고? 

이건 도박꾼한테 내 전 재산 맡기고 "수익 좀 내달라"고 비는 꼴이지. 그 '빛'의 정체가 실은 국민 노후를 담보로 잡은 거대한 '연금 포로수용소'라는 걸 누가 모르겠어.

결국 목적은 뻔하다. 국가가 사유재산을 기금으로 쥐어 들고, 기업들 의결권엔 지 멋대로 개입하며 목줄을 잡겠다는 '공산당식' 관치 금융의 피날레 아닌가.

국민의 노후는 안중에도 없고, 그 거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업들 무릎 꿇리고 정치적 영향력이나 키우고 싶은 저 시커먼 속내. 니들이 예전에 보수 정권의 연금 개혁을 두고 국민 삶을 파괴한다며 삿대질한 거 안 미안하냐?

지금 니들이 하는 짓을 봐라. 안보는 박살 내고, 경제는 뭉개고, 마지막엔 국민들 퇴직금까지 지들 땔감으로 쓰려는 그 뻔뻔함.

나중에 수익률 개판 나면 또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 풍토가 중요하다"며 유체이탈 쇼나 벌일 거 아닌가. 거 참, 적당히 좀 합시다. 

국민 퇴직금까지 국가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나라가 정상인가?  이제는 내 노후 자금까지 저 '정치 자영업자'들 쌈짓돈 되는 꼴을 봐야 한다니 팝콘 맛이 쓰다 못 해 비릿하네.

아마 '빛의 퇴직연금'으로 시작해서 결말은 '빚의 퇴직연금'으로 끝나겠지.  그래, 참 눈부시네. 진영주의에 국민들 눈 멀게 해서 지갑 털어가기엔 아주 딱 맞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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