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장르 파괴인가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엔터테인먼트 대표]

대한민국 인터넷 검열의 기준이 아주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 정부가 북한 웹사이트 차단을 해제하고, 도서관에 노동신문을 깔아두겠다고 한다. 심지어 천안함 폭침에 대한 제재인 5·24 조치 해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나는 이 뉴스를 보고 내 컴퓨터 화면을 번갈아 봤다. 오른쪽 모니터엔 불법 유해 사이트 차단(Warning.or.kr) 경고창이 떠 있고, 왼쪽 모니터엔 김정은 장군 만세가 적힌 노동신문이 뜰 예정이다.

이게 무슨 장르 파괴인가? 성인 남녀가 본능을 해소하는 영상조차 '선비질'로 유해하다며 틀어막는 국가가, 핵미사일로 우리 머리통을 겨누는 적국의 선전물은 국민의 '알 권리'라며 친절하게 접속을 허용해 준다?

야동은 국가를 망치지만, 주체사상은 국가에 도움이 된다는 그 기적의 논리. 도대체 어느 뇌 구조에서 이런 계산이 나오나? 이건 자유주의가 아니라, 그저 북한 관음증에 걸린 권력자들의 변태적 취향 강요일 뿐이다.

백번 양보해서 북한이 그렇게 좋다고 치자. 그럼 인터넷 랜선만 열지 말고, 판문점 철책도 좀 시원하게 열어라.

입만 열면 우리 민족끼리, 북한 바로 알기 떠드는 분들, 여기서 세금 축내지 말고 짐 싸서 북으로 올라가시라고. 가서 그 좋은 노동신문 실물로 매일 아침 받아보고, 김정은 찬양하며 사시라. 편도 티켓은 내 찢어지게 힘들어도 기꺼이 끊어줄 용의가 있다.

팩트를 보자. 지금 국민의 절반 이상은 통일은커녕 북한이랑 엮이는 것 자체를 혐오한다. 국민은 맛없어, 치워!라고 소리치는데, 정부는 아니야, 이거 한번 잡숴봐. 평화의 맛이야라며 쉰내 나는 북한 정보를 억지로 입에 쑤셔 넣고 있다. 이건 식사가 아니라 고문이다.

천안함 용사들의 피가 아직 식지도 않았는데, 제재를 풀고 적국의 신문을 도서관에 깐다? 이건 관용이 아니다. 호구 잡힌 것도 모자라, 알아서 대문까지 열어 바치는 '글로벌 호구' 인증이다.

야동 볼 자유는 없고, 간첩질 할 자유만 넘치는 나라. 이 기괴한 인터넷 세상에서, VPN을 켜야 하는 건 야동 매니아가 아니라 정상적인 안보관을 가진 국민들이 될 판이다.

그렇게 좋으면 니들끼리 단톡방 파서 돌려봐라. 엄한 국민들 눈 썩게 만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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