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여론조사만 믿고 내란재판부 밀어붙이나

[최보식의언론=홍영림 전 여의도연구원장(전 조선일보 여론조사전문기자)]

YTN 캡처
YTN 캡처

지난 8일 김어준의 여론조사꽃에 따르면, 내란재판부 찬성(64.9%)이 반대(29.7%)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는 92%가 찬성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자는 80%가 반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어준 여론조사에 자신감이 생긴 듯, 다음날인 9일 국무회의에서 "정책 입법 과정에서 약간의 갈등이 있더라도 국민 뜻에 따라서 필요한 일은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당이 추진하는 내란재판부를 야당 지지자와 갈등이 있더라도 밀어붙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제 한국갤럽 조사는 내란재판부에 찬성(40%)과 반대(40%)가 팽팽했습니다. 국민 절반이 반대하는 내란재판부 도입은 '약간의 갈등' 수준으로 볼 사안이 아닙니다. 안 그래도 심각한 국민 분열이 극에 달할 것입니다.

헌법에 근거 없이 정권이 좌지우지할 특별법원의 설치는 명백한 위헌이고 대표적인 독재 행태입니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이 대통령이 나라와 국민을 둘로 쪼개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만 갤럽 조사를 외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아예 대놓고 “갤럽이 틀렸다”고 주장합니다.

12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0%, 국민의힘 26%입니다. 정당 호감도 역시 국민의힘(24%)이 민주당(46%)에 크게 뒤지고, 조국혁신당(27%)보다도 낮습니다. 

요즘 장동혁 대표는 한국갤럽 등 주류 전화면접조사를 믿지 말라면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양호한 일부 ARS조사를 강조한다고 합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갤럽조사는 틀렸고, ARS조사가 맞다"고 주장합니다. 그 예로 "8·22 전당대회 때 갤럽은 완전히 빗나갔고, 조원씨앤아이(ARS)는 실제 결과와 일치했다"고 합니다. 틀린 주장입니다.

전당대회 열흘 전 갤럽조사는 '지지층+무당층'에서 김문수 31% 장동혁 14%였습니다(나머지는 안철수‧조경태 지지 또는 무응답). 당시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지지층+무당층'에서 장동혁 31.5% 김문수 29.4%였습니다.

전당대회 결선 결과는 '지지층+무당층' 대상의 국민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60.18%)가 장동혁 후보(39.82%)를 20.36%p 앞섰습니다. 조사 회사들의 사전 예측조사와 비교하면 오히려 갤럽이 순위와 격차를 잘 맞췄습니다.

민심(국민 여론조사)에서 이렇게 김 후보가 크게 우세했지만, 반영 비중이 80%인 당심(당원 투표)에선 장 후보가 5.77%p 앞섰습니다.이에 따라 최종 합산(당심+민심)은 장 후보가 0.54%p 차이로 이겼습니다. '경선 룰'이 승부의 결정타였습니다.

"갤럽이 틀렸다"는 주장은, 당시 갤럽 조사가 민심과 당심을 합산해 장 후보가 이겼던 최종 결과와 달랐다는 얘기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조사 회사는 당원 명부가 없어서 당심(당원 투표)을 예측하는 조사는 할 수가 없고, 민심(지지층+무당층) 예측 조사만 합니다.

특정 조사를 믿든지 말든지는 자유겠지만, 조사 회사가 하지도 않은 조사를 "틀렸다"고 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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