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어르신은 모두 80분. 이 가운데 현재 8분이 자유 대한민국에 생존
[최보식의언론=박선영 (사)물망초 이사장]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런데 국방부도 참 변하지 않는다. 아니, 변하고자 하는 마음, 자체가 없다. 아주 고약하다.
어제(3일) 탈북 국군 포로 어르신 한 분이 또 돌아가셨다. 올해 94세. 이미 조선일보나 한겨레 등을 통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노00 어르신은 1953년 치열했던 금화지구전투에서 북한 포로가 되어 탄광에서 모진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2000년에 탈북, 조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생활도 녹록치 않아 하루하루 휴지를 주우며 사셨다. 절단나다시피한 꼬부라진 허리로.
물망초가 '제발 휴지 줍는 일은 더 이상 하지 마시라'고 당부드리며 매월 소정의 생활비를 드렸지만, 곤궁한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6년에 물망초가 도와 드려 김정은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020년 7월 7일에 승소했다.
대한민국 초유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임종석이 이사장으로 있던 경문협이 끝까지 손해배상금을 내놓지 않아 지금도 물망초는 어르신을 대신해 경문협을 상대로 추심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결국 어르신은 많지도 않은 상징적인 손해배상금마저 손에 쥐어보지 못 한 채 곡절 많았던 이 세상을 등지고 영원히 떠났다. 바로 어제 3일.
어르신의 별세 소식을 전해듣고도 가슴이 너무 저려서 글도 못 쓰고 허망해 하고 있었는데 두 시간쯤 전에 우리 간사한테서 전화가 왔다.
“조금 전 국방부에서 전화가 오기를 '월간조선에 어르신 기사가 떴는데 물망초가 준 기사면 어르신의 개인정보 등 인적사항을 내려달라'는 요청이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물망초는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참 어이가 없다.
국방부는 탈북 국군포로 관련 기사만 나면 그 기사를 쓴 언론사가 국내 언론이든 해외 언론이든 막론하고 득달같이 물망초로 전화를 해서는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구한다.
물론 국군포로 문제를 다루고, 탈북 국군포로 어르신들을 순수하게 돕는 NGO는 물망초밖에 없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가도 평소에는 전화 한 통 안 하는 국방부가 어디에 기사만 한 줄이라도 나면 “기사를 내려달라”고 위압적인 어투로 간사들한테 전화를 하다니!
뭐하는 짓인가? 이미 9년 전에 주요 언론들은 노OO 어르신의 실명과 함께 그분의 한 많은 인생을 이미 다 기사화했건만, 왜 국방부는 저런 행태를 반복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국방부는 탈북 국군포로 어르신들께 영웅대접을 하고, 현양해 드려도 모자랄 판에 그 존재 자체를 장막 속에 가두어 두고 입도 뻥끗 못 하게 언론을 통제하려 드는 그 반국가적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탈북 국군포로 어르신들에 대한 비밀주의, 보신주의가 나라를 이렇게 병들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르신들의 오랜 희망사항, 즉 "우리를 언론이나 초중고대 등 각급 학교 또는 각종 기업체에 나가서 우리가 북한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증언하게 해달라" 하시던 그 희망사항만 들어 드렸어도 우리 사회가 이렇게 좌경화되지는 않았으리라.
6.25를 북침이라 믿는 젊은이들도 없(었)을 테고, 군대 안 가려고 손가락을 자르거나 자기 어깨 또는 무릎을 아작내는 자해자 청년들도 없(었)을 것이다.
국방부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툭 하면 물망초로 전화해서 고압적인 태도로 기사를 “내려달라”는 해괴망칙한 요구나 해대는 행태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오각성해야 한다. 구태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망을 받을 수 있다, 국방부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물망초는 언론의 자유를 가로막는 반헌법적 기관도 아니고, 언론사에 기사를 “써라 마라” 지시하고 명령하는 무소불위의 기관도 아니다. 그럴 머저리 같은 허깨비 언론사도 없다, 대한민국에는.
물망초는 그저 잊힌 영웅들을 도와드리며,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보잘 것 없는 NGO 즉 비정부기구, 비영리단체일 뿐이다. 보잘 것 없다고 우리 물망초가 그렇게 만만한가? NGO는 그렇게 마구 짓밟아도 되는가? 우리 간사들이 국방부 하수인인가?
기사작성의 경위도 파악하지 않고 오만불손한 언행과 고압적인 태도를 반복하는 국방부는 당장 사과해라. 김용현 국방부장관은 당장 사과해라!
* 1994년 조창호 중위 이후 노구를 이끌고 스스로 탈북해오신 국군포로 어르신은 모두 80분. 이 가운데 현재 8분이 자유 대한민국에 생존해계신다.
어르신의 영원한 안식을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탈북 국군포로의 죽음에 "기사 내려달라" 요구한 국방부!
#노사홍별세, #국군포로, #물망초사단법인, #임종석경문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