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의 기본권은 무엇이고 정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

[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조선시대인가? 우리는 얼마나 민주적인 국가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국민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는 축구 대표팀 사령탑인 감독 선발은 과정부터 공정하고 책임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민간단체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결사의 자유를 선언하고 있다. 민간단체들은 이 결사의 자유의 결과다.

그런데 이 나라에는 모든 사단법인, 재단법인이 '등록의 의무'를 지고 정부가 언제나 해체와 관여의 권리를 갖고 있다.

축구협회도 엄연한 민간단체다. 회장을 뽑기도 전에 장관이 승인을 안하겠다고 선전 포고를 한다. 이게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인가?

학생들은 휴학할 권리가 있다. 휴학을 '승인'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이야기다. 공부할 의사가 없고 처지가 안되는 학생을 강제로 재학하게 할 권리가 학교에 있다고 믿지 않는 한 학생의 휴학할 권리에 대한 침해다.

그런데 학교를 떠나 정부가 불허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한다. 동맹 휴학은 안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동의할 권리와 휴학할 권리가 결합된 것이 동맹 휴학이다. 이걸 정부가 부정하는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권위주의 정권에서 반정부 투쟁을 억압할 때 사용했을 반민주적 권력남용의 제도를 2024년 한국 정부는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동맹휴학을 정부가 부인할 헌법적 근거가 있는가? 전공의든 의대생이든 대한민국에서 가장 머리 좋은 젊은이들이다. 이들이 자해에 가까운 선택들을 하는 이유를 헤아릴 생각은 안 하고 유신 정권에서나 사용했을 권위적 폭력적 수단으로 정부가 학생과 교수들을 겁박한다. 우리는 관존민비의 이 지독한 봉건적 질서에서 아직도 개명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이는 의정 갈등이나 축구협회의 부패 무능과는 무관하게, 대한민국 국민의 기본권은 무엇이고 정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숱한 민간단체의 장을 사실상 대통령이 지명하는 이 부패의 근원에는 관존민비의 조선시대를 살고 있다는 민주주의의 미성숙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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