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 매우 치사한 개구리들이 있다는데

[최보식의언론=검비봉 논설위원]

한여름 땡볕에, 죽어서 바위 위에 눌러 붙은 개구리를 보았는가

나이를 먹어서 기력이 떨어져서, 먹이 잡는 혓바닥 놀림이 둔해지고, 뒷다리에 기운이 빠지면 별수 없이 죽는다. 뜨거운 바위 위에서 죽으면, 육즙이 다 말라버리고 흉한 몰골이 되어 바위 위에 눌러 붙는다.

순진한 개구리의 눈에 물빛이 좋아 보여서 풍덩 뛰어든 웅덩이가, 물속에 들어가 보니 탁해서 앞도 안 보이는 녹조투성이라서, 견디다 못해 뛰쳐나온다. 옆에 있는 웅덩이는 좀 나은가 싶어서 들어가 보니 마찬가지다. 

물에 들지 못하니개구리는 말라비틀어지기 시작한다. 서늘한 숲 그늘을 찾아서 얼른 몸을 피한다면 살 수 있으련만. 고집부리다가 바위 위에 화석처럼 들러붙어서 죽게 생겼다.

놀라운 사실은 그 탁한 녹조 속에 무수한 올챙이들이 버글거린다는 사실이다. 강한 생명력이다. 저희들끼리 부대끼며, 핥아주고, 열심히 비비적대면서 새까만 올챙이들이 수만, 수십만 마리가 살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올챙이들의 친권자 올챙이는 새빨간 올챙이라는 사실이다. 강원도 격전지 고지에 가면 송장개구리라고, 등은 초록색이고 뱃바닥이 빨간 개구리들이 많았다. 요즘 탁류 속에서 무수한 올챙이들을 키우는 개구리는 등, 배, 눈알 할 거 없이 몽땅 새빨갛다.

빨간 개구리에게 밀려난 청개구리들의 웅덩이도 있으나, 청개구리라서 그런지 주야로 개골개골 목청껏 운다만, 지들끼리 얼마나 비토질을 해대는지, 숨이 막혀 못 산다.

그중에 매우 치사한 개구리들이 있다는데, 색이 수시로 환경에 맞추어 변하는 개구리가 있는가 하면, 강남에 사는 붉은 개구리는 그중에 젤로 치사하다고 한다.

태풍이 불고 홍수가 밀려와서 이 웅덩이들을 확 뒤집어 쓸어내기 전에는 저 빨간 개구리들이 무진장 번창할 기세다.

웅덩이에서 뛰쳐나온 늙은 개구리는 하늘에 먹구름 밀려오기만 고대하며 하늘만 바라본다. 어드메, 맑은 웅덩이 있으면 정보 공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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