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개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오히려 악화되었다

[최보식의언론=송영복 기자]

전공의
전공의

한 응급의학과 전공의 A씨가 쓴 글이 지난 6일부터 SNS에서 회자되고 있다.

전공의 A씨는 “금번 정부의 정책은 응급의학과를 하지 말라고 세트로 만들어 놓은 정책에 가깝다”며 “최소한 개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오히려 악화되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저희 연차는 절반 이상이 소송에 걸려있다"며 " 요즘에는 심폐소생술을 해서 환자가 살아도 뇌손상이 오면, 이 과정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중에 의무기록을 안 했다고' 1심에서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나오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연차는 절반 이상이 소송에 걸려있으며 이것이 사직서를 제출한 배경”이라며 “전공의들이 고작 1년 증원 따위 미뤄보자고 사표를 쓴 것이 아니며,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앞으로 수십년간 저희가 활동해야 할 이 나라 의료의 미래”라고 말했다.

전공의 A씨는 또 “우리가 사직서를 제출하기에 이른 것은 교수님들의 책임이 매우 크다"며 "지난 4년의 시간 동안 높으신 분들께서 보여주신 시스템 개선의 의지와 노력이 없음을 눈앞에서 아주 잘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간다면 의사들은 앞으로 단체행동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이 정도 상황을 겪고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병신"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우리 연차는 전원 사직하며 1년 남은 것이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 아래는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그 글의 일부이다.

사직서의 배경에 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금번 (정부)의 정책은 그냥 응급의학과를 하지 말라고 세트로 만들어 놓은 정책에 가깝습니다.  

루머대로 건강보험을 잡아먹고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다 죽이겠다는 것마냥 미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위력으로 지내오셔서 체감이 덜 될지는 모르겠으나, 단체 보험가입과 두터운 민사 배상, 각종 노예생활 강제화, 형사처벌은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면제 등 적어도 개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도 터무니없는 소송과 고발이 많아짐을 느끼고 계실 텐데 앞으로 30년을 더 활동할 후배들은 어떤 심정으로 보고 있을까요? 

심지어 저희 연차는 절반 이상이 소송에 걸려있습니다.  요즘에는 심폐소생술을 해서 환자가 살아도 뇌손상이 오면, 이 과정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중에 의무기록을 안 했다고' 1심에서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나오는 세상입니다.  

최근 우리 병원에서도 SICU 환자 관련 소송 등에 대하여 들어보셨다면 갈수록 악랄해지고,  병원 대상이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소송 추세에 의사집단이 전혀 대응하고 있지 못한다고 보여집니다. 

본과와 학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 년 전 단순흉부사진으로 급성대동맥박리증을 진단하지 못하여 구속된 1년차 전공의, 각종 '도의적 배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resuscitation과 ICU care는 우리 과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큰 타격입니다. 

사직서를 제출하기에 이른 것은 교수님들의 책임이 매우 큽니다.  뭐 자리를 맡으신 것도 없는데 내 책임이라는 것은 비약이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2020년에도 여러분들께서는 잘 논의해보고 과학적인 방향으로 미래의 계획을 함께 세워보겠다고 하여 사태가 중단된 바 있죠.  

의협과 교수님들께서는 시도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정부의 행태를 눈치채지도 못하고 막지도 못했습니다.  (전공의들이) 고작 1년 증원 따위 미뤄보자고 사표를 썼다고 생각하십니까?  대단히 큰 오산이며 저희가 걱정하는 것은 앞으로 수십 년간 저희가 활동해야 할 이 나라 의료의 미래입니다.  

물론 응급실에 처박혀서 그날 오는 환자 대충 보고 던지는, 매일 하는 일은 딱히 바뀌지 않겠으나 거대하면서도 잘못된 흐름을 막기 위해서는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난 4년의 시간 동안 높으신 분들께서 보여주신 시스템 개선의 의지와 노력이 없음을 눈앞에서 아주 잘 보았으니, 전공의들은 의협과 교수협 등과는 완전히 별개의 움직임을 가져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정말 증원 때문에 이런다고 생각하시나요? 앞으로는 의사들은 단체행동이 불가능해질 겁니다. 이 정도 상황을 겪고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병신이겠죠.  

이번에 앞으로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미래는 절대 없습니다.  좋게좋게 남아서 가자~ 하시는 것은 여러분들께서 병원 지키시는 것에 대한 내용일지는 모르겠으나 저희 미래와는 관련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 연차는 전원 사직합니다. 1년 남은 것이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만, 교수님들께서 보여주시는 모습은 딱히 본 의국에서 미래를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전공의파업, #전공의사직, #의대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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