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푸근하게 그늘 내어주며 비바람에도 흔들리지않는 든든한 아름드리 나무같이 ...
[최보식의언론=박동원 논설위원]

어제 정치 뉴스를 하루 종일 장악한 게 54년생 70세 홍준표, 56년생 68세 신평, 42년생 82세 박지원이다.
초고령화 사회라 그런가. 보릿고개를 겪었던 7,80세 어르신들이 물칸에서 금방 꺼낸 등푸른 고등어처럼 입만 싱싱하게 살아 파닥거리며 여기저기 소금물을 튀기는 형국이다.
그걸 지켜보는 국민의 입장에서 참 나잇값들 못한다는 생각이 연일 든다. 나잇살 든 늙은이들이 갈등을 중재하고 무마하기는 커녕 더 부추긴다. 아직도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나도 내일 모레면 환갑을 바라보고 있다. 나잇값 못하긴 나도 마찬가진데 나이를 팔 일이 없어 다행이다.
나잇값이란 나이에 걸맞는 말과 행동이다. 기준은 없지만 나이에 맞는 품격을 일컫는다. 어쨌든 유튜브 등에서 촉새같이 독설을 쏟아내는 1959년 65세 유시민도 그렇고 좀 푸근하게 그늘 내어주며 비바람에도 흔들리지않는 든든한 아름드리 나무같이 나잇값 하는 어른이 없다.
2013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즈음 18대 대선을 거치며 우리 사회에 '어른' '시민사회'가 무너졌음을 한탄하는 글을 올렸었다. 이제 우리는 과거 비록 종교인이지만 김수환 같이 진영에 치우침 없거나 설사 이념이 달라도 쓴소리 할 사람이 사라졌다. 진영으로 결집하며 나잇값 할 어른이 없어졌다.
선악이분법, 절멸을 통해 바른권력을 세워야 된다는 7,80년대 운동권식 헤게모니 쟁취논리가 팽배하며 극단적 진영화가 모든 걸 삼켜버렸다. 운동 586들이 본격적으로 정치 전반에 배치되면서 친일 독재 말살 좌파 논리가 정치에 깊숙이 스며들었고 반대급부로 '빨갱이'를 때려잡던 우파 논리를 다시 각성시켰다.
소수파 노무현의 정권창출 대중동원정치와 모바일 투표로 대변되는 여론동원정치가 우리 정치의 디폴트가 되면서 진영 결집의 고속도로 깔아놨다. 광우병 집회로 위기를 맞은 이명박의 위기 탈출 수사로 노무현이 최후를 맞으며 진영간 분노는 극단에 치닫고 2012년 노무현 친구와 박정희 딸이 대 격돌했다.
이런 진영대결의 섬멸전 속에서 나잇값 해야 할 어른 존재는 실종되고, 이름값 하며 균형잡아야 할 시민사회도 진영화 됐다. 정부-의회-시민사회의 안정적 삼각다리를 지탱해주는 사법부조차 자릿값 못 하고 양극화되어 진영에 복무하는 반민주적 구조가만들어지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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