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미녀가 나를 보고 활짝 웃더니 윙크까지 날려주는 게 아닌가
[최보식의언론=검비봉 논설위원]

옆집 할머니가 두부 사러 길건너 가다 죽었어도 열흘 보름이 지나도 알거나 말거나 하는 세상,
비행기로 바다 건너 산동반도 가는 시간보다 남태령고개 넘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복잡한 세상,
수천발의 미사일이 눈에 안 보이게 허공을 날아 다니는데 내 밭의 참외 끌어안고 울부짖는 어이없는 세상,
오늘 앉은 자리를 천년이나 갈 것처럼 붙들고 지키려는 독선의 세상...
차 좋아하던 옛사람이 읉조리던 싯구가 새롭다.
"사람이 사는 것은
봄꽃이 피고 지는 것과 같다.
매화가 펴서 천지가 환하다가
기품과 향기를 잃고 떨어지면,
살구꽃, 배꽃, 복사꽃, 형형색색
꽃잔치가 흥성하다.
봄꽃은 금새 지고 시든다.
시든 꽃의 딱한 모습은
다 늙어 찾는 손님 하나 없는 퇴기가
생활 때문에 젊은 시절에는
반눈에도 안 차 하던
장사치의 소실로 들어앉는 몰골과 다를 게 없다.
사람이 한세상 살다가는 일이 봄꽃과 진배없다.
향기를 뽐내고, 순결을 자랑하고,
요염함을 내세워도 잠깐만에 스러진다.
한때의 得意(득의)는 누구에게나 있는 법,
으스댈 것이 없다.
다 늙어서 장사치의 소실로 들어가는
퇴기의 꿈은 무엇이련가"
주막에서 빈자떡이나 부치고 있어야 할 늙은 퇴기가 모처럼 대감댁 잔치에 불려갔다 오더니, 대감이 나를 소실로 앉히려나보다 들뜨는 것은 자유이자 권리이다.
모처럼 맥고모자를 쓰고 핑크빛 셔츠에 백구두를 신고 '나 좀 보라'고 네거리에 나갔는데, 지나가는 차에 앉은 백인미녀가 나를 보고 활짝 웃더니 윙크까지 날려주는 게 아닌가, 그만 정신이 아득하게 좋아서 차 꽁무니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서있었다. 행여 그 차가 다시 오지 않으려나 막연한 기대를 사그라뜨리는 데는 한참이나 걸렸다.
굳이 '노추(老醜)'라고 지칭하기가 차마 잔인하다, 늙다리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너무 야비해서 만인의 지탄을 받으니, 이는 사람의 인품이 애초에 불쌍천민(不双賤民)이라서 그럴 수도 있으나, 같은 늙다리의 입장에서 일말의 연민을 가지고 볼 때, 호르몬계 불균형으로 인한 신경계의 혼란이 아닌가 싶다.
벌어놓은 돈이 넉넉하다면 남은 여생을 그저 ‘척당불기(倜儻不羈: 기개가 있고 뜻이 커서 남에게 눌려 지내지 않는다)'의 정신으로 유유자적하시기 바란다. 두려워 마시라. 당신의 기개를 꺾어누를 수 있는 자가 감히 누가 있겠는가.
덧글; ' 홍첨지에게' 라고 제목을 정했다가 홍판서로 바꾸다.
영감, 왜 잠을 못자고 그렇게 뒤척여요?
낮에 본 게 잊혀지지 않아서...
어서 주무시구려, 꿈에 실컷 만나보면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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