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의 경우 공급자 시장이 과점이어서 '죄수들의 딜레마' 게임이 벌어져
강호논객 한정석

삼성전자가 연결회계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6조5천400억원으로 전년보다 84.9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의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원래 기업은 한 단위 공급을 늘리기 위해 한계적 생산을 하게 되지만 반도체의 경우 규모의 경제와 과점 경쟁 때문에 한계적 생산이 아니라 시장 점유율 제고를 위해 가능한 최대 생산 공급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한마디로 물들어 올 때 노젓고, 팔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팔자는 것이다. 그 결과 수요를 넘어선 공급이 이뤄지고 반도체 수요가 채워진 IT 기기 시장은 한동안 추가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온다.
그러면 재고가 남아돌고 IT기기에 신제품이 등장해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야 재고부터 털려 나가며 이후 수요에 따른 생산이 이뤄진다.
이 상황은 마치 농업 생산물이 가격에 반응해 생산 공급이 늘었다가 줄었다가 하면서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경제학의 '거미집 모델'과 닮아 있다.
반도체의 경우 제품이 차별화되지 않고 규격화되어 있고 대량생산이 가능하기에 과점된 공급자들은 가격 신호에 반응해 준비된 물량을 시장에 쏟아 붓는다. 그러면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고 수요가 늘어난다.
공급자들은 이 과정에서 매출이 늘지만 결국 수요가 한계에 이르는 점에서는 재고가 쌓이면서 한계 이윤이 감소하게 된다. 이는 총이윤 감소로 이어진다.
올해 반도체 업황이 좋아진다는 예측은 결국 삼성의 감산으로 인한 공급 조절로 인해 가격 상승이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한 성장이 되려면 IT기기 쪽에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야 한다.
IT기기 쪽의 생산이 늘어나는 조건은 B2B와 B2C 두 시장에 달려 있다. 새로운 혁신 기기가 등장해야 반도체 수요도 늘어난다. 그것은 수요자들의 소비 지출력과 공급자의 기업가 정신에 달려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에서 이 두 가지는 불확실성의 증대로 인해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한 수요의 가장 큰 진원지는 사실 중국이다. 그런데 여기가 막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40%로 나타났다. 우회 경로로 활용되는 홍콩을 포함하면 중국 의존도는 약 50%에 달한다. 한국 반도체 수출에 비전이 있겠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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