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응급실로 이송 중이라고 했다.
이주영 순천향대 소아응급실 교수

소아응급실로 출근한 첫 날이었다. 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응급실로 이송 중이라고 했다.
태어난지 갓 한 달이나 되었을까, 구급대원은 두 손으로 아기를 감싸안고 양손 엄지로 가슴을 압박하며 다급한 몸짓으로 달려 들어왔지만 나는 아이의 몸을 본 즉시 더 이상의 심폐소생술이 의미 없음을 알았다.
DOA (Death On Arrival 도착 사망). 너무 늦었다. 희망을 줄 수 없다. 내가 살릴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아기의 몸은 이미 창백하고 푸르고 또 검었다. 차갑게 시반이 깔린 젖먹이의 몸을 본 적이 있는가. 아이는 아마도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세상을 이미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는 포기할 수 없다. 어머니는 내 옷자락을 잡고 울었다. 살려 달라고. 나의 아기를 돌려달라고. 가슴이 아팠지만 조심스레 아이의 떠남을 전했다. 어머니, 너무나 안타깝지만 이제는.. 아이를 다시 불러 올 수 없어요.
어머니의 손은 위로 올라와 나의 옷깃을 잡았다. 여기가 작은 병원이라 네가 못 살리는 거 아니냐고,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빨리 옮겨 달라고. 어머니는 어디엔가 전화를 하며 소리쳤다.
여기는 지방병원이라 실력이 안 돼서 못 살린대, 서울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해.
나는 어머니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여기가 아니라 내가 아니라 그 어디, 그 누구라도 지금은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을 더는 할 수 없었다.

그녀도 아마..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누군가는 그녀가 토해내는 고통을 들어야했고, 그 순간 그건 나였다.
그러니 괜찮았다. 아이가 떠난 것은 슬펐지만 지방병원, 작은병원, 네가 실력이 없어서라는 말은 아프지 않았다.
그 날 나의 역할은 그녀가 잡을 옷자락을 걸치고 그녀 앞에 서 있는 것, 그 뿐임을 알았으므로 나는 괜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