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는 어떤 정부로 기억될 것인가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압도적 표차 가지고 입방아 찧는 곳은 많을 것이다.
사실 엑스포는 민주화되어 발전하는 평양이 신청하면 꽤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다. 1981년 바덴바덴에서 88올림픽 개최지 결정할 때 서울이 나고야를 이긴 것처럼, 민주 평양이 많은 도시를 제치지 않을까 싶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나 민주화된 북한 평양은 그런 국제 이벤트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무튼 부산엑스포는 부산 발전의 계기는 되겠지만, 대한민국 발전과는 별 상관이 없어 뵌다.
내가 진짜 걱정스러운 것은 국정과제의 우선 순위, 한마디로 대통령 프로젝트 문제이다. 부산엑스포를 '최우선 국정과제'처럼 여기고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한 것은 대통령이 진짜 씨름해야 할 과제를 정확하게 잡지 못한 소치다.
각설하고, 윤 정부는 어떤 정부로 기억될 것인가? 국정의 무게 중심을 경제에서 경세로, 외치에서 내치로, 법치에서 정치로, (쪼잔한 관료적) 정책에서 감동적인 정무로 전환하지 않으면 답은 간명하다. 이재명 집권 저지가 가장 큰 치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둘째는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의 기치 하에 외치노선을 정상화 시킨 것이다. 셋째는 절반의 법치 회복(무슨 범죄 카르텔 척결), 넷째는 문정부가 주도한 방만•팽창 재정과 치열하게 싸운 것이다.
대통령의 수많은 말과 일정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외치 정상화와 (수출증대와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경제발전이다. 부산엑스포는 이 둘이 만나는 프로젝트다. 경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명박과 생각이 거의 같다.
사실 이명박은 경제적 수완이 의외로 뛰어났다. 2008년 금융위기를 선방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불멸의 업적이지만, 이를 업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윤통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명박만큼은 안될 것이다. 대외 여건이 협조하지 않고, 실물경제에 대한 지식이 허락하지 안는다.
게다가 지금은 박정희 시대도 아니니, 경제 발전은 정부가 노력한다고 해서 잘 되는 것이 아니다. 천우신조로 경제성장률을 다소 높여도 정부의 치적으로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치적 몰라 준다고 볼멘 소리 하는 것이 귀에 쟁쟁하다.
물론 윤 정부가 낡은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적인 결단과 빼어난 수완을 보여주면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윤정부가 낡은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담대한 시도를 보여 준 적이 없다. 아마 역대 정부 중에서 정책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담대한 시도를 가장 덜한 정부로 기억될 것이다.
이재명 집권 저지와 외치 정상화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고 또 잘한 일이다. 문제는 셋째다. 사실 이는 매사를 '범죄 프레임'으로 보는 직업병이 생기기 십상인 검사 출신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우려한 것이다. '검찰 독재' 운운은 그야말로 헛소리이지만, 진짜 우려스러운 것은 매사를 범죄 프레임으로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직업적 습을 별로 탈피하지 못한 것 같다.
지금 대한민국의 치명적인 부조리는 대부분 합법적 제도적 불의에서 온다. 사법적 단죄가 가능한 범죄는 합법적 제도적 불의의 파생물이거나 그림자다. 본체를 없애면 그림자는 대부분 없어진다.
도대체 합법적 제도적 불의가 뭐냐고? 단적으로 노동 교육 연금 공공 지방 관련 부조리는 범죄나 이권 카르텔의 작품이 아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세대 약탈적 연금제도, 민간 약탈적 공공부문 규모와 처우, 역시 예산 약탈을 능사로 알게 하는 지방자치제도, 너무나 높게 설정한 표준 등도 범죄는 아니다.
실은 진짜 심각한 이권 카르텔이 있긴 있다. 바로 양당 기득권 담합(카르텔) 이다. 정치관계법(권력구조-선거제도-정당체제-국회운영 등)에 의한 것이다. 이 카르텔은 범죄도 아니고,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어떤 범죄나 합법적 불의 보다 그 파괴력은 더 크다. 그런데 윤통은 이런 불의를 불의로 보지 않는 듯 하다. 그래서 걱정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