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된지 80년이 다 되었지만 우린 여전히 일본에 대한 마음의 해방을 하지 못하고 있다

7일 밤 와일드 카드를 쓴 '정상적'인 한국 축구팀이 22세 이하 대학 대표를 내보낸 '비정상적' 일본을 이겼다.
일본도 잘 하긴 했지만, 확연한 실력차에도 이겨보려고 위험한 백 태클에 마지막까지 악착같이 달려들어도 극복이 안 되었다. 대학 선발을 이겼다고 한국 승리를 폄훼할 이유는 없다. 그건 일본의 선택이었으니(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일본 야구팀도 대학과 사회인야구팀에서 선발된 선수들이 출전) .

한일전을 앞두면 예의 '가위 바위 보도 질 수 없다'는 말을 쏟아낸다. 홍대 앞에서 거리응원까지 있었다고 한다. 아시안게임을 중계하는 KBS MBC SBS TV조선 등 국내 4개 방송사는 똑같이 한일 축구전을 방영했다. 그 시간에 진행되는 다른 경기들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은 전혀 안중에도 없다. 방송사를 아예 통폐합하든지, 언제까지 이런 행태를 보일지 모르겠다.
어쨌든 일본과 경기는 단지 라이벌 의식이 아니라 '한풀이'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있다. 삼성이 소니를 앞지르자 드디어 일본을 꺾었다고 환호했다. 해방된지 80년이 다 되었지만 우린 여전히 일본에 대한 마음의 해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선대에 일어난 일에 후대가 더 감정을 곤두세운다.
'이길 승(勝)'이 있고 '이길 극(克)'이 있다. 勝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고, 克은 스스로를 이겨내는 것이다. 극일(克日)은 일본을 타넘고 이기는게 아니라 일본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는 것이다. 혐오, 분노, 앙금 같은 마음을 감정을 털어내고 평정심과 평상심을 가지는 일이다. 진짜 이기는 건 스스로를 이기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경제도 앞서야 하고 스포츠 등에서 이기는 과정을 통해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인체의 병은 수술이나 약물 같은 외부의 힘이 작용해야 하지만, 마음의 병은 스스로 극복하고 치유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이런 승리가 극복의 치유제가 아닌 한풀이의 도구가 되면 평생 '극일(克日)'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