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승 게임법칙]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된 날

이재명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조짐은 그 전부터 있었다. 지난번 체포동의안 표결 때
아슬아슬 가까스로 가결을 피했었다.
그때 지적했다. 비명계의 교섭력이 극대화됐다고... 눈치 빠른 이재명과 친명계 의원들은 비명계의 교섭력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다.
왜? 그 교섭력을 인정하면 당권과 공천권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재명과 친명계는 '단식 퍼포먼스'를 공동으로 기획한 것이다.
그런데 결국 공천을 앞두고 칼자루를 서로 쥐겠다는 욕망이 폭발하며 이재명 체포동의안은 가결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민주당 안에서 꼴사나운 '집안 싸움'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친명계 김병기 의원은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된 날"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비명계를 겨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하는 이유를 현란한 요설로 설파하더니 뜻대로 됐다. 29명이 138명을 이겨 먹으니 부결한 의원들이 더 우스워 보이나?”
이수진 의원도 다음과 같이 한마디 했다.
“기어이 윤석열 정권이 쳐 놓은 덫에 이 대표를 내던져야 했나. 온몸이 찢기고 갈리는 마음...”
전용기 의원도 한마디.
“피가 거꾸로 솟지만 대열을 정비하겠다. 생각보다 더 큰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
정청래 의원도 한마디 했다.
“탈당하지 마시고 이 대표 곁을 지켜 달라. 곧 정리해 수습책을 낼 것.”
그런데 조금만 솔직해지자. 당신들은 이재명 줄 잡아 공천받으려는 거 아니었나? 이재명 구속 여부가 걱정되는 것이 아니고, 솔직히 자신들의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 같으니 뚜껑이 열린 상태 아닌가?
고대 그리스 시절에 필론이라는 철학자가 배를 타고 가다 풍랑을 만났다고 한다. 풍랑을 만나고 배가 침몰할지 모른다고 위기감이 번지자, 사람들의 반응이 각양각색이었다고 한다.
마냥 울부짓는 사람...
항해사 멱살을 잡는 사람...
실성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
필론은 철학자였다. 명색이 철학자인데 그들과 배 위에서 똑같이 난동을 부리기가 민망해져 뭐라도 할 게 있지 않을까 싶어 배 밑으로 내려 갔다. 거기에 돼지 한마리가 사람들이 날뛰며 난리를 치는 그 시끄러운 소동 속에서도 태연하게 잠을 자고 있더라는 것...
김병기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되었다고 표현했는데, 냉정하게 평가해보면 '필론의 돼지'만도 못한 거 같다. 그쯤되면 반성도 해봐야 되는 거 아닌가.
군산대 무역학과 교수, 게임이론 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