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있는 그대는 누구인가?

우리 무림에서는, 종래에 분분하던 쟁패의 암투를 잊고, 자점대사를 종사(宗師) 달마대사의 맥을 잇는 정통으로 보고, 그의 거룩한 길을 따라 나서기로 결의했다. 점은 점이요, 물은 물이로다.
무제: 짐이 지금까지 천 개의 절을 짓고 천개의 탑을 쌓고 2만여 스님들을 공양했는데 그 공덕의 크기는 얼마인가?
달마: 아예 공덕이랄 것이 없습니다.
무제: 어째서 공덕이 없다 하는가?
달마: 이러한 것들은 속세의 인과응보에 불과할 뿐 진정한 공덕이 아닙니다.
무제: (이놈 봐라…) 그러면 진정한 공덕이란 무엇인가?
달마: 청정한 지혜로 오묘하고 원만하여 본체가 본래 비어 있어 고요하니, 이러한 공덕은 현세와 속세의 법으로 구하지 못합니다.
무제: 좋다. 불교의 성스러운 교리 가운데 첫째 가는 것이 무엇인가?
달마: 전혀 성스러울 것이 없다니까요.
무제: ( 열이 오를 대로 오르며…) 내 앞에 있는 그대는 누구인가?
달마: 알지 못합니다(不識).
검비봉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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