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X라면 깐다”는 엄격한 상명하복의 해병대에서 고급장교가 매스컴에 나와 ‘공개 항명’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검사 윤석열이 국회에 출석해 직속상관을 들이받는 힝명사태를 일으킨 발언이다. 그게 윤석열의 운명을 바꾸었다.

윤 대통령은 이제 직속 상관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해 집단항명의 수괴혐의를 받고있는 전() 해병대 수사단장(박정훈 대령)을 어떻게 처리할까.

박 대령의 손을 들어주면 상명하복 군대 기강이 무너지고 동시에 대통령실과 국방부 윗선이 조사 대상이 되고, 박 대령을 항명으로 처벌하면 소위 윤 대통령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어기게 된다. 윤 대통령에게 되돌아온 부메랑이고 딜레마다.

()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조사와 관련해 항명 혐의로 보직해임되고 군검찰의 소환을 받은 박정훈 대령이 11"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소위 “X라면 깐다는 엄격한 상명하복과 강한 군기의 해병대에서 고급 장교가 이렇게 매스컴에 나와 공개 항명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에 대해 '집단항명 수괴, 직권남용,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라는 혐의를 적용했다. 박 대령이 "채 상병 사건 조사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 “사단장 등에 대해서는 직접 혐의를 삭제하라등의 국방부 지시를 어기고 경찰에 조사 서류를 이첩했다는 혐의다.

문제는 이 조사보고서는 730일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장관, 해군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에게 정식 보고했고, 이종섭 국방장관이 최종 결재까지 했던 사안이다. 이게 하루 사이에 뒤집어져, 최종결재까지 이뤄진 수사보고서를 고치라는 게 이 사안의 핵심이다.

박 대령의 주장에 따르면, 이종섭 장관은 수사보고와 관련해 충분한 논의를 하고서 결재한 뒤 '수고했다'며 격려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국방장관의 결재 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에 조사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박 대령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거절했으나 해병사령관의 지시로 730일 오후에 서류들을 국가안보실에도 보내줬다는 것이다.

다음날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통해 '1사단장 등 8명의 과실치사 혐의를 삭제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박 대령은 이를 수사에 개입하는 외압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하루 사이에 돌변한 것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이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구체적으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신범철 국방차관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물론 수사보고서에서 채수근 상병의 죽음과 관련해 해병사단장 등에 대해 직접 혐의를 적용한 것은 과도하고 이견이 있을 수있다. 당시 수색 현장은 대대장 중대장 소관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발생한 한 병사의 죽음을 놓고, 지휘체계상 위에 있다는 이유로 사단장까지 직접 혐의가 있다며 '희생양' 혹은 '여론재판식' 수사 결론을 맺은 게 과연 옳은지 의문이다. 이런 논리라면 내무반에 부착된 '직속상관 관등성명'에 따라 해병사령관, 국방부장관, 대통령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수사보고서는 이미 국방장관의 결재가 났고(그 시점에서 국방장관과 배석한 참모들, 해병대사령관이 제동을 걸지 못했다), 본격 조사는 수사자료를 이첩받은 경찰에서 이뤄진다. 작년 71일부로 군사법원법이 개정이 되면서 범죄 혐의가 있는 군인 사망 사고인 경우에는 관할 경찰이 하도록 바뀌었다

박 대령은 수사서류를 사건 관할인 경찰에 아직 넘기지 말라는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고 채수근 상병 사건의 관할인 경북경찰청에 약속한 날짜인 2일 수사서류를 넘겼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가 이날 저녁 경북경찰청까지 와서 이 조사기록을 되찾아갔다.

군형법 제45(집단항명)'집단을 이루어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아니한 사람'은 그 수괴와 공범자들을 매우 엄하게 처벌하는 걸로 나와있다.

하지만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부 장관, 차관, 법무관리관, 해병대사령관 등의 '윗선'이 조사보고서를 축소, 왜곡 은폐하기 위하여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면 정반대 상황이 된다.

박 대령은 11일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해병대는 정의와 정직을 목숨처럼 생각한다.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며 대통령께서도 엄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셨고, 저는 대통령의 지시를 적극 수명했다"고 말했다. 그가  '윤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묘한 뉘앙스를 담고 있다. 

박 대령은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다""수사의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원했다.

박 대령은 한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아들은 육사 생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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