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표의 늘공 40년] 1년에 2억 넘는 재산이 늘어난 건 부러우면서도 ‘과연 비정상적인 재산증식은 없었을까?’라는 의구심

“과장님! 공직윤리팀장입니다. 혹시 이번에 신고한 재산등록에 빠진 게 없나 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전혀 없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내무부 전산망에 입력하면 다 나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하루 온종일 검증해도 더 이상 없을 겁니다.”
경기도청에서 일하던 2002년, 서기관으로 승진해 첫 공직자 재산등록을 했는데 담당팀장이 전화를 해온 것이다.
“신고한 재산이 1억이 채 안 되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하긴 5천만 원에 분양받은 방 2개짜리 아파트 한 채에 약간의 현금과 소형승용차 한대밖에 없으니 그럴 만도 했다. 조금 언짢기는 했지만 창피하다는 생각은 안했다. 박봉으로 살아가는 외벌이 공무원의 형편이 팍팍하고 힘겨운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 투자 논란이 입법 로비 의혹과 국회의원 도덕성 논란으로 번지면서, 공직자윤리법·국회법 개정안이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가결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금액과 관계없이 모든 가상자산을 재산 등록하도록 되어있다. 가상자산을 1원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신고해야 한다. 가상자산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 본인과 이해 관계자의 가상자산 보유를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으로 국회의원들은 재산을 등록할 때 가상자산 현황을 명시하는 동시에 ‘사적 이해관계 등록’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의정 활동에서 있을지 모를 이해충돌을 방지하도록 한 것이다. 국회의원 전원이 임기 개시 일부터 현재까지 취득하여 보유하게 된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변동 내역을 공직자 재산등록 담당기관에 자진 신고하는 것도 통과됐다.
국회는 김남국 의원의 코인을 둘러싼 국민 비난이 높아지자 고위공직자의 가상자산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가상자산보유신고·등록 의무화를 추진했는데 속전속결로 처리된 것이다.
지난 3년간 21대 국회의원의 평균 재산이 약 7억3천만 원, 부동산 재산은 약 3억2천만 원 늘어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3년 간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 분석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경실련은 “부동산의 경우 공시지가 기준이라 실제로는 더 많이 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년에 2억 넘는 재산이 늘어난 건 부러우면서도 ‘과연 비정상적인 재산증식은 없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눈물겨운 삶을 살아온 소시민들에겐 속 터지는 일이다. 그 엄청난 어려움을 힘겹게 버텨내고 있을 때, 온갖 특권을 누리면서 7억 넘는 재산을 늘린 그들은 재테크의 귀재(?)임이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