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비봉 시절풍자] 60~7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 중 두루마리 휴지를 발견하면 밑만 닦고 나온 사람은 열에 하나, 있는 기량을 다해서 둘둘 풀어서 가지고 나오는 사람이 열에 아홉

박영선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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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이 공개한 문재인 청와대 관저 내부 사진
용산 대통령실이 공개한 문재인 청와대 관저 내부 사진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 개방 1년 만에 관저 공개와 관련해 당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가구와 집기류까지 모두 공개하려 했지만 관저 내 물건들이 대부분 사라져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청와대 관저에서 사용하던 가구와 집기류까지 양산 사저로 가져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편집자 주)

그 친구네 집은 유난히 깨끗하고, 단정했다. 아버님은 모학교 선생님이시고, 어머니는 다소곳하기 그지없는 주부의 모습이다. 이 친구의 집에 자주 드나들던 급우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즉시 그 친구에게 별명을 붙여주었다.

오차집 아들’, 또는 줄여서 오차였다. 그 친구네 집에는 오차잔이 수십 개가 있는데, 하나같이 모양이 각각 달랐다. 식초병, 간장병 등도 꽤 많았다. 요즘이라면, 취미로 수집을 하시나보다 할 것이나, 당시에는 100% 장담코 중국 요리집에서 몰래 집어온 물건임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맹한 그 친구가 스스럼없이 식당에 가면 하나씩 집어오신다는 말까지 했으니,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려서 외국인 출입업소 등의 화장실에서 두루마리 휴지를 보았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이런 하얗고 귀한 것으로 더러운 것을 닦는다니, 60~7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 중에, 이 두루마리 휴지를 발견하면 밑만 닦고 나온 사람은 열에 하나, 있는 기량을 다해서 둘둘 풀어서 가지고 나오는 사람이 열에 아홉이라고 해도, 또 뻥이냐 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와 문화 수준을 이 두루마리 화장지에 연관시켜 본다. 어느 건물의 화장실에 들렀다가, 이 화장지를 발견하고도 사용만 하고 훔쳐 갖고 나오지 않은 시점을 1차 분기점, 그리고 집집마다 두루마리를 사용하게 된 시점을 2차 분기점으로 본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서 전에 하던 행동을 자연스레 안 하게 됨은, 배부른 강아지가 길가의 지저분한 것을 보고도, 전과는 달리 그냥 지나쳐버림과 같다.

국가기관의 집기들은 일반 서민들의 상상 외로 고가의 고급품들이다. 장시간 사용하여도 변형이 없고, 쓸수록 품위를 더하는 일등 수제품들이다. 하물며 국가원수가 머무는 공간의 집기들은 말할 것도 없다.

공무원이 개인의 용도가 있어서 사비로 구입한 물건은 이·퇴임 시 당연히 가져가도 된다. 그러나 공금으로 구입한 물건, 그래서 재산 대장에 등록된 물건은 필통 하나도 가져가서는 안된다. 만약 임의로 갖고 간다면 절도행위에 해당한다.

그럴 리가 없다고 고개를 흔드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재임 중에도 소개되었던 천연목 식탁이 자리를 옮겨 사저에 간 이유가 수상쩍다면 이는 조사해서 밝혀야 할 일이다. 일반 국민이 공공의 재물을 절도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법의 처벌을 받는다.

공공의 집기를 이탈시키는 행위에는, 업무적으로 지시하는 직분과 장갑을 끼고 들어서 날라야 하는 직분이 있다. 이 물건이 그 자리로부터 이탈하면 위법임을 알면서 들어 나른 자도 공범에 속한다.

다행히 우리나라 형법에서는 자수하는 자에게 관대한 처분을 하는 제도가 있다. 그 날짜에 그 물건을 들어서 나른 공범도 얼마든지 자수가 가능하다.

변소에서 신문지를 두 손으로 부벼 부드럽게 만든 후 아래를 닦던 시절을 지나온 우리 국민들이기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한 보따리 챙겨서 우리네 화장실을 나오는 저개발 국가의 시민을 발견하면 측은하게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지고지상(至高至上)의 대우를 받는 자가 국민의 것을 멋대로 들고 나감은 가증(可憎)의 대상이다.

가는 식당마다, 엽차잔을 하나씩 치마폭에 또는 핸드백에 감추어서 가지고 나오던 친구 어머니의 정숙하고 조신하신 모습이 떠오른다,

요즘 강아지들은 주인이 허락하는 것, 주인이 주는 것 외에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옛날에는 조선의 개들은 모두 똥개라고 불렸으나, 요즘은 똥개라고 불리우는 개는 한 마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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