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검찰의 영장 남발과, 사회적 관심사의 재판은 거의 예외없이 영장을 청구하는 관행은 반드시 개혁되어야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YTN 화면 캡처
YTN 화면 캡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주거지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를 받는 유튜브 매체 더탐사 취재진에 대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편집자 주)

한동훈 법무장관님, 불구속 수사가 헌법상 원칙입니다.

왜 이리 많은 사람들이 구속 수사를 지지하는지 저는 이해가 안됩니다.

불구속 기소가 범죄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을 공정하게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죄값을 치루면 되는 일인데 마치 구속 영장 기각이 무죄 판결인양들 반응합니다.

국민이 충분한 방어권과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제약없이 재판을 받는 것이 더 공정한 것이고 정의로운 사회가 아닌가요?

지금 한국에 진행되는 상황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건들은 무조건 구속 영장부터 청구하고 있습니다. 할로윈인지 이태원 사고의 피의자들도 이미 구속되었습니다. 이렇듯 사회적 주목을 받는 사건들에 검찰은 자동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이러니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범죄 혐의자들이 더 득의양양해서 큰 소리를 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마치 무죄라도 판결이 난 듯이, 또는 검찰이 무리해서 수사하고 기소라도 한 듯이 말입니다.

검찰권이 이처럼 무분별한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관행을 탈피하지 않으면 검찰권에 대해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불구속 수사가 사법정의를 달성하는데 결정적 장애가 있다는 명백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모든 국민은 무죄 추정 원칙하에 방어권에 제약 받지 않고 수사와 재판을 받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글로벌 표준입니다.

한 장관의 자택을 찾아간 더탐사 취재진이 주거침입죄다 아니다는 논쟁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기소 혐의이고 재판에서 판결로 확정될 사안이지, 사회의 일부가 유죄라고 추정한다고 해서 구속 수사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히 유죄의 개연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흉기가 되는 언론 아닌 언론의 행태에 대한 비판과, 범죄 혐의와 남발되는 재판 전 영장청구의 관행은 별개로 구분해야 합니다. 저는 그들의 유무죄에 대한 예단이나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온국민이 그래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재판관이 아니고 검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검찰의 영장 남발과, 사회적 관심사의 재판은 거의 예외없이 영장을 청구하는 관행은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법률의 전문성 영역이 아니라 국민이 누리는 기본권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법무부 장관이 개입된 사건이면 더더욱 구속 영장 청구에 신중했어야 합니다. 그것은 검찰이 자신의 지휘권을 갖는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한 이해 상충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법무장관이라면 사법부의 판단에 일절의 토를 달지 않았어야 바람직합니다.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승복과 존중이 법치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법무장관이라면 먼저 그런 솔선수범을 보여야 합니다. “잘 안되는 일이 있다라고 말하면 법무장관이 (자신과 관련된) 혐의자는 구속 수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저는 검찰의 흔한 구속 수사의 관행, 그리고 사회 일각에서 툭하면 정치적 반대자들이나 이해가 상충되는 사람들을 구속수사하라는 요구를 하는 이 비민주적 행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의를 제기해 왔고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 수사했던 그 야만적 행태를 우리는 계속 지지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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