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의 들러리가 되는 끼워넣기·구색 맞추기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가석방 불원서(不願書)를 제출했다

강호논객 정국헌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의 들러리가 되는 끼워넣기·구색 맞추기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가석방 불원서(不願書)를 제출했다.
김 전 지사의 부인 김정순씨는 13일 김 전 지사의 페이스북에 "지난 7일, 남편은 교도소 측에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는 '가석방 불원서'를 서면으로 제출했다"며 불원서 내용을 공개했다.

김 전 지사는 불원서에서 “가석방은 교정시설에서 '뉘우치는 빛이 뚜렷한' 등의 요건을 갖춘 수형자 중 대상자를 선정해 법무부에 심사를 신청하는 것이라고 교정본부 '수형생활 안내서'에 나와 있다"며 "처음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온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문건임을 창원교도소에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이런 제 뜻과 무관하게 가석방 심사 신청이 진행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 나는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부인 김씨도 "남편의 입장은 명확하다. 가석방은 제도 취지상 받아들이기 어렵기에 그동안 관련된 일체의 조사에 응하지 않고 앞으로도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특별사면에 대해서도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들러리가 되는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뜻을 함께 전해 왔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작년 7월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 형기는 오는 2023년 5월4일에 만료된다. 연말에 가석방돼도 다섯달 일찍 나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계산해보면 윤석열 정권에서 가석방을 받아나오는 것보다 형기를 마치고 나오는 게 더 이득일 수있다. 김 전 지사는 ‘복권’ 없이 사면된다면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김 전 지사 측이 ‘가석방 불원서’를 공개한 배경에는,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연말 정치인·경제인 특별사면을 추진하며 단지 김 전 지사에 대해서는 ‘복권 없는 사면’을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계산된 반발이 아닐까 한다.
사면은 분명히 대통령의 정치 행위다. 특히 정치인의 사면을 통해서 대통령은 국민 화합 등 자신이 원하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겉으로는 김경수의 사면복권을 촉구하지만 내심 김경수 사면이 불러올 당내 갈등과 내분을 미리 걱정하고 있다. 지금은 수형자로서 ‘장기판의 졸(卒)’ 신세지만, 김경수는 '공개적 사면 거부'를 통해서 당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며 미래의 장기판에서는 새로운 왕좌를 꿈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에 반해 ‘대장동 사건’ 등으로 당 대표 이재명의 정치적 장래는 매우 불투명하다.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일단 대통령이 던지는 '사면 정치' 한 수는 어찌 됐건 민주당 분열이나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은 자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