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윤 총장이 막상 대통령이 되자,

검찰 조직이나 인사를 ‘추미애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온통 자신의 측근이나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람들로

승진 인사와 요직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능력있는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방어하고 있다

‘내로남불’의 잣대로 보면 윤석열 대통령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못지 않다. 정권 출범 초여서 대충 넘어가고 있지만, ‘검찰총장 공석’ 상태의 검찰 인사는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다.

검찰청법 규정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사의 임명과 보직을 대통령에게 제청할 때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되어 있다. 검찰총장의 의사를 인사에 반영하라는 것이다. 정권 마음대로 검찰 인사를 하는 것을 막아 검찰의 중립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시절 바로 이런 인사 문제로 추미애 법무장관과 충돌했다. 추미애 장관이 검찰 인사를 하면서 검찰총장인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들이받은 것이다. ‘상의냐 통보냐’ ‘장관이 총장의 상관이냐’를 따지기도 했다. 그 뒤 그는 검찰 인사권에 거의 배제된 자신을 ‘식물총장’에 비유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 MBCNEWS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 MBCNEWS

당시 여론은 상대적으로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그 일련의 충돌로 윤 총장은 ‘공정’ ‘상식’ ‘법치’ 같은 평판을 얻어 대통령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윤 총장이 막상 대통령이 되자, 검찰 조직이나 인사를 ‘추미애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온통 자신의 측근이나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람들로 승진 인사와 요직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능력있는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방어하고 있다.

정권 출범 후 두 차례 검찰 주요 인사에서 ‘자신들의 사람’만을 챙기는 ‘내용’도 문제이지만, 형식에서도 ‘검찰총장’ 공석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다. 한동훈 장관이 혼자 춤추고 노래부르는 식으,로 검찰 인사를 모두 해버린 격이다. 이 때문에 세간에서는 한동훈은 ‘법무장관이면서 검찰총장’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할 말이야 왜 없겠나. 한동훈 장관은 “전례를 보면 총장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고 자리를 잡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 지금 산적한 현안이 많다”며 “그때까지 기다려 불안정한 상황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국민적으로 이익이 될 게 없다”라고 말했다.

물론 정권교체 후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어 비어있는 자리에 인사할 필요는 있다. 현실적으로 국회 원(院) 구성이 안 되고 있어 인사청문회 개최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검찰총장 후보조차 지명한 적 없기 때문이다. 검찰 인사가 그렇게 시급하다면 먼저 검찰총장 후보부터 지명하는 게 순서였다.

무슨 의도가 있는지 모르나 윤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인 한동훈을 법무장관에 임명한 뒤로는 공석의 검찰총장 자리는 그대로 방치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말하기 좋아하는 윤 대통령이 이런 비정상적 상황에 대해 납득할 만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검찰총장 공석 상태의 검찰 인사는 윤 대통령이 내세우는 ‘법대로’의 잣대에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인사권은 장관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책임 장관으로 인사 권한을 대폭 부여했기 때문에 아마 우리 법무부 장관이 능력을 감안해 잘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불과 1, 2년 전 자신의 모습을 잊어버린 것 같다. 향후 검찰총장이 임명된다 해도 그는 한동훈 법무장관의 ‘부하’로서 ‘식물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이나 한 장관이 전(前) 정권의 ‘적폐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검찰 제도를 허물거나 이를 ‘사유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상식 관행을 결코 허물어서 안 된다.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는 장면은 문재인 전 정권에서 이미 질릴 정도로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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