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웨덴의 100세 노인 건강 상태 비교 연구
[최보식의언론=박정원 객원논설위원(더시그넘하우스 연구소장)]

일본은 세계가 인정하는 최장수‧최고령 국가이다. 후생성이 발표한 가장 최신 자료인 2024년 기준 남성 81.09세, 여성 87.13세이다. 건강수명은 2022년 남성 72.57세, 여성 75.45세이다.
세계 최장수 국가이지만 여전히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가 남성 8.5년, 여성 11.6년으로 차이가 있다. 이는 건강하지 못한 노후를 보내는 기간은 다른 국가들과 별로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가리킨다.
북유럽의 세계 최고 복지 국가 스웨덴은 일본 이상으로 양질의 저렴한 의료 및 장기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잘 구축된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스웨덴은 포괄적인 복지 지원 시스템과 공평한 장기요양 서비스에 대한 오랜 노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이다.
스웨덴은 가정이나 시설에서 제공되는 도구적, 개인적, 의료적 돌봄을 포함하는 장기요양 서비스를 질병을 앓으면서도 생존 기간을 연장하며 이용할 수 있다. 일본과 같은 연도 기준 기대수명은 남성 81.8세, 여성은 85.3세. 건강수명은 평균 72.7세로 일본보다 조금 낮다. 스웨덴은 특이하게도 남녀 건강수명 차이가 거의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스웨덴의 의료 서비스와 복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기대수명이 더 길다. 왜, 어떻게 이러한 현상이나 결과가 나타날까? 일본이 더 건강한 고령자가 많아서일까, 아니면, 장기요양과 의료‧돌봄 체계가 더 오랫동안의 생존을 도와서일까?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일본 고베대와 규슈대학교 연구진과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이 공동 연구했다. 그 결과를 <Understanding Japan’s mortality advantage: a comparison of mortality in independent and dependent older adults in Japan and Sweden(일본의 사망률 우위 이해하기: 일본과 스웨덴의 독립적인 노인과 의존적인 노인의 사망률 비교)>란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BMC Medicine> 3월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양 국가의 노인을 최대한 정확히 비교하기 위해 표본 수를 크게 늘렸다. 스웨덴 75세 이상 인구 86만 8,595명과 일본 9개 지자체의 75세 이상 인구 33만 4,873명을 선정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돌봄 없음, 가정 돌봄, 요양원 거주의 세 부류로 나눠 3년 간의 데이터를 추적, 관찰 분석했다. 각 그룹별‧연령별 사망률, 잔존 기대수명, 그리고 장기요양 서비스 제공 상태에 따른 예상 체류 시간 등을 비교했다.
자료를 분석하는 도중 특이점도 발견했다. 두 국가의 100세 노인 건강 상태 비교 연구에서 오히려 일본이 허약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비율이 스웨덴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식습관과 특유의 문화적 관습 등 다양한 요인이 장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건강하지 못한 노후를 보내는 기간이 여느 나라 못지않게 길었다.
스웨덴보다 허약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더 많았고, 그 비율도 더 높았다. 연구진은 가설을 ‘일본의 장수 비결 중 하나가 돌봄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 확대일 수 있다’고 세웠다.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일본은 스웨덴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비해 의사 진료 횟수가 많고, 입원 기간도 더 길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일본과 스웨덴의 연령 및 장기 요양 수준별 사망률과 기대수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스웨덴 남성의 장기요양 이용률이 일본 남성보다 높았으며, 여성의 경우 이러한 차이는 약 90세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일본의 장기요양 수혜 노년층은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스웨덴의 노년층보다 사망률이 낮았다.
이러한 사망률 차이와 각 장기요양 단계에서의 기대수명 차이는 연령이 높아지고 요양 필요성이 증가할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반면 장기요양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두 국가 간 사망률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여러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중 일부는 일본과 스웨덴의 장기요양 필요성 평가 과정이 대체로 유사하다고 가정할 때, 일본의 사망률 우위는 노인 인구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더 좋기 때문이 아니라 장기요양을 받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더 낮기 때문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보다 집중적이거나, 더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75세 일본 여성의 경우, 공식적인 장기요양 서비스 없이 10.4년,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면 5.1년의 기대수명을 누릴 수 있는 반면, 스웨덴 여성은 각각 9.9년과 3.8년의 기대수명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일본 장기요양 수혜자의 사망률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의 경우 더욱 격차가 벌어지는데 기여했다.
따라서 일본의 장수 이점은 단순히 건강한 인구 구성 때문만은 아니며, 생명 유지 치료를 포함한 더욱 광범위하고 질 높은 의료 및 장기요양 서비스 제공이 원인일 수 있다. 장기요양 서비스 이용 기준의 차이와 비공식적 돌봄 제공 방식의 차이 또한 국가별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일 수 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75세 일본 여성이 돌봄을 받으며 평균 5.1년을, 스웨덴 여성은 3.8년을 돌봄과 함께 보낸다고 요약했다. 결국 두 나라의 수명 격차는 건강 이후 단계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연령 표준화 사망률 비교에서, 돌봄을 받지 않은 집단에서는 양국 차이가 작았지만 재가 돌봄과 시설 돌봄 집단으로 갈수록 일본의 사망률 우위가 커졌다. 특히 시설 거주자의 경우 그 차이가 더 컸다.
이를 몇 가지로 나눠 설명하면, 우선 일본은 적극적인 의료적 처치를 한다는 점이다. 생애 말기에도 상대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가족 중심의 돌봄 비중이 높아 정서적 유대감이 생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돌봄 시스템의 구조, 즉 일본의 장기요양 보험 시스템이 노인의 상태 악화를 방지하거나 지연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일본이 결코 더 건강해서 오래 사는 게 아니고, 기대수명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지만 돌봄이 필요한 상태에 들어간 뒤에도 생존을 지탱하는 체계가 더 작동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노인 돌봄이 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시사한다. 주요 저자인 카린 모딕 교수도 “일본의 장수 비결은 단순히 인구가 건강해서가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와 환경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일본은 여성이 훨씬 오래 살고, 대신 건강수명 이후 돌봄 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나며, 스웨덴은 남녀 건강수명이 거의 동일하며, 돌봄 이전까지의 기능 유지가 거의 균등한 상태이다. 일본 노인은 오래 살지만 돌봄 기간이 길어지는 구조이며, 스웨덴은 기능 유지 중심으로 남녀 격차가 최소화된 구조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은 여태까지 건강한 식습관과 문화적 관습으로 인해 장수 국가로 알려져 왔지만 자료를 분석해 보니, 장기요양을 이용하는 노인 집단에서 더 낮은 사망률이 미친 영향이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오래 살고 싶은가와 건강하게 살고 싶은가의 선택의 문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이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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