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광화문에서 외국인 소비는 660만 원

[최보식의언론=박주현 객원논설위원(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한국경제 웹페이지 캡처
한국경제 웹페이지 캡처

BTS 광화문 공연의 깜짝 결과? 놀리려고 쓴 기사인줄 알았다.

여의도와 관가에서 마이크만 잡으면 앵무새처럼 외치던 '수십조 원의 경제 효과'라는 마법의 주문이 있다. K팝 스타를 광장에 세우고 메가 이벤트를 열면 글로벌 관광객이 몰려와 내수가 폭발할 것이라는 장밋빛 판타지다. 그런데 막상 그 화려한 쇼가 끝나고 날아온 카드사 청구서를 열어보니, 환상 속에 가려져 있던 아주 앙상하고 비루한 진짜 숫자가 튀어나온다.

언론 기사의 헤드라인만 보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외국인 결제 74.3% 급증. 퍼센트의 마술은 언제나 대중의 이성을 흩트려놓기 마련이다. 그래서 도대체 그 70% 넘게 폭발적으로 급증한 외국인들의 어마어마한 결제액이 얼만가 돋보기로 통계를 들여다봤다.

3일 동안 다 합쳐서 660만 원이다. 잘못 읽은 게 아니다. 외국인들이 BTS 공연을 보러 와서 주말 3일 내내 광화문 반경 500m 안에서 쓴 돈의 총합이, 동네 편의점 주말 매출만도 못한 660만 원이다. 1인당 쓴 돈도 아니고 외국인 전체의 소비액이 그렇다.

전년 대비 늘어난 액수로 치면 고작 280만 원 남짓이다. 물론 광화문 현장에서의 소비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겠지만, 어쨌든 이 외국인 결제액을 두고 '경제 효과가 대단하다'며 퍼센트(%)로 포장해 칭송하고 있는 언론과 행정 당국을 보고 있으면, 이것이 뉴스인지 대국민 지능 테스트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이 기막힌 촌극의 진짜 피해자는 따로 있다. 권력은 '안전'과 '성공적인 행사'라는 핑계로 광장에 철제 펜스를 치고,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길을 걷는 평범한 시민들을 멈춰 세워 개인 소지품까지 샅샅이 뒤지는 불심검문까지 강행했다. 군사정권 시절에나 보던 진풍경이다. K팝 스타의 무대를 호위하겠다며 자국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고 길목을 모조리 틀어막은 대가가 무엇인지 보라.

외국인들이 편의점과 미용 관련 상점에서 껌과 마스크팩을 사며 몇백만 원을 더 긁어주는 동안, 정작 주말 장사로 밥벌이를 해야 하는 광화문 일대 음식점들의 카드 승인액은 4.3%나 쪼그라들었다. 심지어 공연 당일 전체 소비는 무려 37.5%나 폭락했다.

지하철은 안 서고, 길은 막히고, 경찰이 가방까지 열어보라며 불심검문을 해대는데 도대체 어떤 미친 시민이 그 동네 식당을 찾아가 지갑을 열겠는가. 화려한 무대 위에서 국격이 높아진다며 자화자찬하는 동안, 무대 뒤편의 식당 사장님들은 텅 빈 테이블을 닦으며 주말 장사를 통째로 날렸다.

권력은 광장에 수만 명을 모아 놓고 찍은 드론 사진으로 자신들의 치적을 포장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수십조 원의 경제 효과라는 그들의 거대한 거짓말은 660만 원짜리 초라한 영수증과 상인들의 처참한 매출 하락표 앞에서 완벽하게 박살 났다.

자국민의 가방을 뒤지고 자영업자의 생계를 볼모로 잡아가며 벌인 국가 주도의 얄팍한 통계 마사지 쇼. 이제는 정말 넌더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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