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김없이 거둬 가셔라 검사도 숨 좀 쉬고 살게

[최보식의언론=최영은 인턴기자]

KBS 뉴스 캡처
KBS 뉴스 캡처

"보완수사권, 남김없이 거둬 가셔라. 검사도 숨 좀 쉬고 살게."

한 일선검사가 SNS에서 여당의 공소청법 통과를 비판한 글이 화제다.

안미현 천안지청 검사가 25일 SNS에서 “며칠 전 빨간펜 선생님 법사위 일부 의원님들 덕에 '공소청법안'이 수정 버전으로 통과되며 검사의 특사경(특별사법경찰) 지휘권이 사라지게 되었다"며 “이제 보완수사권만 없애면 된다고 하는데, 그래야 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럴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보완수사권을 검찰에 남겨둔다 해도, 이렇게 다 망가진 상황에서는 할 수도 없다"며 "보완수사권, 남김없이 거둬 가셔라. 검사도 숨 좀 쉬고 살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미현 검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지방 검찰청의 인력 실태와 고강도 업무를 언급했다.

안 검사에 따르면 천안지청 정원이 35명이지만, 일부가 특검·합수본 등으로 파견되어 현재 인력은 30%도 안 되는 12명뿐이라고 했다.

이 중 8명의 수사검사는 공소제기 여부 결정, 특사경 지휘, 사경 신청 영장의 청구여부 결정, 영장집행 지휘 등을, 4명의 공판검사는 공소유지 업무, 국가송무 등을 나누어 맡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안 검사는 "수사 검사 1인당 미제는 이미 500건을 돌파한 지 오래됐고, 불제사건이 1인당 100건을 넘어섰다"며 "검사들은 매일 쏟아지는 신건을 수사검사 8명이 나눠 가지며, 영장 업무를 보는 날에는 하루종일 영장신청 기록만 보다 끝난다"고 말했다.

이어 "500건을 돌파해 보니 1단계 증세는 마음이 편안해졌고 2단계부터는 두통에 잠도 잘 안 오고, 3단계는 호흡곤란에 손발이 저리고, 침대에 누우면 눈물이 저절로 났다"며 "이제 4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주변에서 실성했냐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사검사 8명 중 2명이 2단계 증세에서 사직을 선언했다"며 "어제는 지방 모검찰청 검사가 쓰러져 중환자실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오늘은 우리 청에서 야근을 밥 먹는 듯 하던 후배 검사가 응급실에 갔다"고 했다.

다음은 안미현 검사가 게재한 SNS 글의 전문이다. (편집자)

천안지청 검사 정원은 35명이다.

그러나, 현재 천안지청은 수사검사 8명, 공판검사가 4명이다.

이들 중 천안지청이 첫 부임지인 초임검사가 7명이다.

특검, 합수본 등 각종 명목으로 어디 가버렸다.

공소제기 여부 결정, 특사경 지휘, 사경 신청 영장의 청구여부 결정, 영장집행 지휘 등을 수사검사 8명이, 공소유지 업무, 국가송무 등은 공판검사 4명이 나누어 하고 있다.

수사 검사 1인당 미제는 진즉에 500건을 돌파했고, 불제사건이 1인당 100건이 넘는다.

매일 쏟아지는 신건을 고작 8명 나눠 가지며, 영장 업무를 보는 날에는 하루종일 영장신청 기록만 보다 끝난다.

500건을 돌파해 보니 1단계 증세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차피 인간의 능력으로 해결 못 한다라는 생각이 들며 자기 위안을 한다.

2단계부터는 두통에 잠도 잘 안 온다.

3단계에 돌입하니 호흡곤란에 손발이 저리고, 침대에 누우면 눈물이 저절로 났다.

이제 4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주변에서 실성했냐는 말까지 들었다. 그냥 웃는다.

최근 수사검사 8명 중 2명이 2단계 증세에서 사직을 선언했다.

이제 그들은 곧 떠난다.

어제는 지방 모검찰청 검사가 쓰러져 중환자실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오늘은 우리청에서 야근을 밥 먹는 듯 하던 후배 검사가 응급실에 갔다.

수도권 소재 지청에 근무하는 동기가 미제가 300건을 돌파했다고 해서 내가 부럽다고 했다.

평일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도 감당이 안 된다.

며칠 전 빨간펜 선생님 법사위 일부 의원님들 덕에 공소청법안이 수정 버전으로 통과되며 검사의 특사경 지휘권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제 보완수사권만 없애면 된다고 하는데, 그래야 할 것 같다.

그럴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보완수사권을 검찰에 남겨둔다 해도, 이렇게 다 망가진 상황에서는 할 수도 없다.

보완수사권, 남김없이 거둬 가셔라. 검사도 숨 좀 쉬고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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