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과 SBS 노조의 공방

[최보식의언론=최보식 편집인]

jtbc 화면 캡처
jtbc 화면 캡처

8년 전 자신의 '조폭 연루설'을 방영한 SBS 시사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딱 찍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SBS 노조가 "언론 겁박"이라고 공개 성명서를 내자,  이 대통령은 "언론 자유를 언론 특권으로 착각"이라고 공격하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SBS는 언론도 아니다"라고 동조하는 등 이번 사태가 확산됐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 방송사 SBS의 문제에 국한 되는 게 아니라 정치 권력이 비판 언론의 존재 이유를 인정하느냐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재명이 최고권력자가 된 뒤 '말끔하게 지워버리려는' 2018년 7월 21일 SBS '그알' <권력과 조폭-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은 방영 당시에도 시끄러웠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인권변호사 시절에 성남지역 조직폭력배(성남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의 변론을 맡았고 그 조폭 조직원이 설립한 업체가 자격 미달인데도 성남시의 우수중소기업에 선정됐다는 내용이었다.

대선 출마 준비를 하던 이재명 지사는 이 방송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끝내 막지는 못했다.

이재명 지사 측은 방송이 나간 뒤 허위·왜곡방송이라며 정정보도·손해배상청구 소송과 함께 SBS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면서 2019년에는 재방영과 인터넷 게시를 막겠다며 법원에 방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법은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객관적인 사정들을 근거로 정치인과 범죄조직 사이의 부당한 유착관계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는 정도"라며 "(이재명 지사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방송 내용이 허위사실이거나 악의적이고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이재명의 조폭 연루설과 관련 "이 방송에서 '조직폭력배 출신임을 알았다(이재명 변호사가 조폭임을 알고서 변호를 맡았다)'고 단정해 방송한 적이 없고, 재판에서 조직원 변호를 맡은 경위, 재판 경과 등을 통해 조폭 출신임을 알았는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방송 내용 중에 반론과 해명에도 상당한 분량이 할애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방송은 범죄조직들이 이권 등으로 정치권에 접근할 동기가 있고, 정치인들은 범죄조직에 이용당하거나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범죄조직의 자금과 조직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분석한 다음 조직 폭력배와 공무원, 정치인의 부당한 유착관계 의혹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려는 것"이라며 "방송 목적과 동기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가처분신청 기각 결정을 내리며 "본안소송 진행 중에 방송의 게시를 중단할 경우 정치인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유착관계나 의혹에 관심을 갖는 시청자들이 나름의 평가와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가처분 단계에서 사전적으로 방송 게시 금지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뒤 '그알' 제작진에 대한 정정보도손해배상 청구 등 본안소송이 진행됐으나, 이재명 지사측은 2019년 "대승적으로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했다. 

검찰이 조폭 연루설과 관련 이재명 지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려 법적으로 엮이는 문제가 해소된 직후다. 그리고 이 방송에 등장하는 은수미 성남시장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 측에서는 송사를 계속 끌고 가봐야 본인에게 결코 도움이 될 게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로써 '그알' 방송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2019년말 마무리됐다.

그러자 방송심의위원회는 2020년 '소송이 진행 중인 사항이라는 이유로 의결을 보류' 했던 이 안건을 심의한 뒤 "방송 내용에 다소간 규정 위반이 있었으나 공익성과 객관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아래는 이와 관련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4일 SNS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권력을 악용해 언론사의 팔을 비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어두운 과거, '조폭연루설' 지우기다.

최악의 '권력형 갑질'이자 명백한 언론 탄압이다.

팩트부터 짚어보자. 2018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과는 '완벽한 기각'이었다.

당시 법원의 기각 결정문은 해당 보도가 왜 전파를 타야만 하는지 증명해 준 '공익보도 인증서'와 다를 바 없었다.

법원은 "제출된 자료만으로 방송 내용이 허위라거나 악의적 공격이라 보기 어렵다"며 해당 의혹 제기가 국민의 알 권리에 부합한다고 명확히 판시했다.

문재인 정권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이 방송이 공익성과 객관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이재명 지사는 기세 등등하게 민·형사 소송을 걸었지만, 결국 민·형사 소송을 본인 스스로 취하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쥐게 되니, 돌연 법원의 판단마저 무시하고 사건의 결과를 뒤집으려 든다.

현직 대통령이 SNS에 직접 글을 올려 특정 프로그램 PD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은, 극렬 지지층에게 '조리돌림을 시작하라'는 좌표 찍기이자 하명이다.

방송사 사측이 백기 투항하듯 사과한 이유를 국민이 모를 줄 아는가. 사과하지 않고 버텼다가는 권력을 총동원한 세무조사와 경찰 수사 등 온갖 핑계로 언론사를 말려 죽일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목줄을 쥐고 흔드는데 비명을 지르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억울한 사과 이후에도 노조마저 들고일어난 것은 이 압박이 얼마나 부당하고 야만적인지 보여주는 징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조폭 연루설'이 억울하다며 펄펄 뛰는 이재명 대통령이, 정작 권력을 악용해 언론사를 상대로 "사과 안 하면 알아서 해라"식의 가장 조폭스러운 협박을 가하고 있다. 조폭연루가 아니라 조폭 그 자체다.

여기에 장단을 맞추는 정청래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는 영락없는 3류 조폭 행동대장들같다.

말 안 들으면 때려잡겠다는 조폭식 린치를 ‘개혁’으로 포장하는 뻔뻔함에 국민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

조작 방송과 가짜 뉴스를 척결하고 싶다면, 온갖 음모론과 괴담을 생산유포해 온 '김어준 방송'부터 폐지시키는 것이 순서 아닌가.

범죄자 대통령이 자신의 범죄를 지우고, 관련자들의 재판결과들도 모두 뒤집는 것이 현실화 되니, 이제 뵈는게 없이 막가는 모양이다.

그러나 권력으로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억지 사과를 받아낸다고 해서 과거의 진실이 지워지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권력을 악용한 언론겁박과 사과강요, 권력남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언론 역시 이재명 민주당 정권의 조폭식 겁박에 결코 무릎 꿇어선 안 된다.

언론이 굴복해 스스로 펜대를 꺾는 순간, 국민의 눈과 귀는 완전히 가려지고 진실은 거짓의 무덤에 암매장당할 것이다.

아래의 기사 URL을 클릭하면 해당 기사를 볼 수 있다.

<'그알' 재방영 금지해 달라" 이재명 가처분 신청 ‘기각’>

2019.01.24 17:09

https://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62795

<방심위 "'그알' '이재명 조폭 연루설' 의혹 제기 공익 부합">

2020.02.12 19:02

https://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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