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기분좋게 빨리 받아들이느냐, 미적거리다가 나중에 마지못해 받아들이느냐,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고 척을 지느냐다

[최보식의언론=최보식 편집인]

채널A 화면 캡처
채널A 화면 캡처

트럼프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에, 청와대는 ·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머리 속이 복잡할 것이다. 안 따르면 트럼프 미국의 상응 보복이 두렵고, 따르면 국내 지지층 여론의 보복이 두려울 것이다. 

현 정권 지지세력이나 조국혁신당 등 유사(類似) 여당은 군함 파견 절대 반대다. 애초 트럼프가 '장엄한 분노' 전쟁을 개시했을때부터 이를 '더러운 제국주의 침략 전쟁'으로 봤다. 특히 김민석 총리의 친형 김민웅씨가 이끄는 주말 장외집회에서는 '전쟁광 트럼프'를 때리는 게 단골 레퍼토리다. 

세간에서도 "트럼프 미친 X, 자기가 저지른 전쟁에 왜 우리를 끼워넣느냐"며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에 반대 여론이 훨씬 우세할 것이다. 일반인들의 이런 감정 표출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소위 보수정당이라는 국힘당의 입장은 뭔가. 전쟁 중인 지역으로 군함 파견이라는 이 중대한  국가적 이슈에 국힘당은 아예 입을 닫고 있다. 당이 지리멸렬해도 여기에 관심이 없을 리 없는데, 세상 여론의 눈치를 보고 책임을 안 지려고 침묵 모드를 택한 것이다. 

기껏 몇몇 국힘 의원들 사이에서 개별적으로 나온 게 "군함을 파견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 제60조에 있는 해외파병에 대한 국회 동의 조항이 있다. 군함 파견에 대한 찬반 입장이 아니라 절차적인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정부가 독단적인 결정으로 군함을 파견하지마라' '정부에서 군함파견 동의안을 제출하면 국회에서 부결시키겠다'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우리 군의 역량과 장병들의 생명이 직결된 문제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종합적이고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동맹국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안보와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 이란과의 관계, 그리고 우리 군의 실질적인 작전 능력 등을 냉정하게 판단한 결과여야 한다"는 등의 교과서 같은 하나마나한 사설을 덧붙인다. 

이런 군함 파견 사안을 잔계산 해서 복잡하게 갖고 가면 한없이 복잡해진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3분의 2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트럼프가 요구하는 것은 전쟁 지역인 이 해협을 통과하는 한국 유조선 등을 한국 군함이 알아서 보호하라는 것이다. 당신 나라의 군대로 자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라는, 소위 '자주국방'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결코 원하지 않은 전쟁이 터졌지만 이미 벌어진 불가피한 현실이고 우리의 문제가 됐다. 군함 파견은 장병들의 생명이 직결된 사안인 것은 맞다. 그러나 우리가 국가 예산으로 군대를 기르는 것은 이럴 때 쓰기 위해서다.

지금은 구구한 해설이 필요하는 게 아니라 직면한 과제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 트럼프의 군함 파견 요구에 대해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딱 세가지다.

트럼프가 기분좋게 빨리 받아들이느냐, 미적거리다가 나중에 마지못해 받아들이느냐,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고 척을 지느냐다.

셋 중에서 하나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재명 정권이라도 미국과 척을 지는 세번째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어쨌든 실용과 국익을 내세워왔고, 트럼프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한 바도 있으니 말이다. 

내가 이 대통령 입장이라면 국익의 극대화를 위해 첫번째를 택하겠다. 이왕 줘야 할 거면 상대가 감동(?)하도록 화끈하게 줄 필요가 있다. 특히 트럼프 같은 비즈니스맨에게는 말이다. .그렇게 해서 상대의 마음에 빚을 남겨야 한다. 이번 군함 파견 요구는 미국에게 한국은 믿을 수 있는 혈맹 임을 보여줄 기회인 것이다.  

그리고 '한미동맹'과 '국가안보', '국익'을 입에 달고 사는 국힘당이라면 이 대통령에게 트럼프의 예상을 뛰어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군함 파견 결정을 촉구해야 한다. 그게 국힘당이 보수정당으로서의 차별성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호르무즈군함파견, #파병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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