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가 분석한 'AI 종말론'의 4가지 핵심축
[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세계적으로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시트리니 리서치'는 22일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인 서브스텍과 자사 웹사이트 등을 통해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가상의 '거시경제 리포트'(2028년 6월자) 형식을 빌어 그 시점에서 2년 뒤 초고성능 AI가 2028년 대형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다는 섬뜩한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월가에서 입소문을 탔고, 보고서에서 AI로 인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언급된 소프트웨어, 신용카드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23일 대폭락했다. (편집자)
미국 시트리니 리서치(Citrini Research)가 발표한 가상의 미래 보고서가 실제 금융 시장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보고서는 2028년의 시점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는 가상 시나리오 형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논리가 매우 구체적이고 위협적이어서 Visa, Mastercard, ServiceNow 등 보고서에서 언급된 주요 기업들의 주가 급락을 초래했다.
보고서가 분석한 'AI 종말론'의 4가지 핵심 축은 다음과 같다.
1. 소프트웨어 업계의 가격 경쟁과 수익성 붕괴
AI가 인간 엔지니어 수천 명의 몇 달 치 업무를 단 몇 시간 만에 끝내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이 사실상 '제로'에 수렴하게 된다. 누구나 유사한 고성능 툴을 만들 수 있게 되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브랜드 권위가 사라지고, 고객들은 자체 AI 툴을 내세워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요구하게 된다.
수익 성장을 전제로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했던 사모펀드들이 2027년경 대출 상환 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2. 중개 플랫폼 및 결제 시스템의 위기
인간을 대신해 결제하고 계정을 관리하는 자율 AI가 보편화된다.
고액의 수수료를 받으며 가맹점과 은행을 연결하던 Visa, Mastercard 같은 결제 거물들이 저비용 AI 에이전트 시스템에 의해 대체될 위험에 처한다.
3. 소비 패턴 변화와 가격 하방 압력
*인간은 단백질 바 하나를 사려고 모든 사이트를 뒤지지 않지만, AI는 0.1초 만에 전 세계 최저가를 찾아낸다.
소비자의 '습관적 구매'가 사라지고 오직 '최저가 알고리즘'에 의존하게 되면서, 판매자들은 극심한 마진 압박을 받게 된다.
4. 사무직 노동 시장의 파멸적 선순환
AI가 감축된 인력을 완벽히 대체하며 기업은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높은 효율을 내는 구조로 변한다. 갈 곳 잃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서비스직이나 플랫폼 노동(긱 이코노미) 시장으로 몰리며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급락하고, 이는 결국 미국 경제의 기둥인 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이 보고서가 시장을 공포에 빠뜨린 이유는 단순한 비관론이 아니라, AI가 효율성을 극대화할수록 기업의 마진과 노동자의 소득은 오히려 파괴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메커니즘을 짚었기 때문이다.
물론 과학적 연구 보고서는 아닌 비관론적 시나리오이지만 시장은 이를 받아들이며 공포에 휩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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