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직도 이것 못해 다들 안달이고 스스로 물러나는 의원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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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력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기사에 따르면 '가장 형편없는 직업(The crummiest job)', 이것이 미국의 많은 의원들이 느끼는 자신들의 직업이라고 한다.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60명의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이는 선거 초기 시점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하루 12~14시간의 살인적 노동 강도와, 매 2년마다 반복되는 선거와 600만~700만 달러에 달하는 선거 자금 모금 압박, 주말마다 이어지는 지역구 행사가 일상이다.

의원 연봉(17만 4000달러)은 17년째 동결되었으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 가치는 1/3이나 하락했다. 이로 인해 임대료를 아끼려 사무실에서 숙식하는 의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2023~2025년 회기 동안 통과된 법안은 단 274건으로 남북전쟁 이후 최저치다. 그나마도 우체국 명칭 변경 같은 사소한 법안이 주를 이룬다.

나라가 진영 싸움으로 분열되다보니 과거 위원회 중심의 입법 문화가 사라지고, 하원의장과 상원 원내대표가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 의원들은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예산안(Omnibus)을 읽지도 못한 채 당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투표하는 '거수기'로 전락했다.

의원과 가족을 향한 위협 조사가 2024년 대비 58%나 급증했다. 의사당 난입 사건(1월 6일) 이후 신체적 안전에 대한 공포가 일상이 되었다.

데이터 분석 결과,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간의 이념적 교집합이 완전히 사라졌다. 합리적인 중도파는 이런 독성 강한 환경을 떠나고, 정치를 '혈투'로 즐기는 강경파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열악한 처우로 인해 유능한 정책 보좌진들이 민간 부문으로 떠나고 있다. 의원들은 부족한 전문성을 메우기 위해 로비스트에게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 미국 의회의 쇠퇴 지표

- 법안 통과 수 , 274건 (남북전쟁 이후 최저 수준)

- 의원 위협 조사 , 14,938건 (전년 대비 58% 증가) - 실질 임금, 지난 17년간 인플레이션 반영 시 33% 하락

- 국민 지지, 17% (Gallup 조사 기준)

내가 전에 국회의원 후보 영입 제의를 받았을 때 거절하면서 내가 이런 3D 일을 하면 암 걸려 일찍 죽을 것 같다고 농담하며 거절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이것 못해 다들 안달이고 스스로 물러나는 의원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 내가 모르는 뭐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중간선거, #가장형편없는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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