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이름으로 널 용서치 않겠다"며 요술봉을 휘두르던 그 유치찬란한 감수성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뉴스닷 유튜브 채널 캡처
뉴스닷 유튜브 채널 캡처

뉴스에 뜬 '빛의 위원회'라는 여섯 글자를 보고 내가 난시가 온 줄 알았다. 이게 2026년 대한민국 정부 조직의 정식 명칭인지, 아니면 80년대 일요일 아침에 방영하던 만화 영화 속 마법 소녀의 비밀 결사대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간다.

"빛의 이름으로 널 용서치 않겠다"며 요술봉을 휘두르던 그 유치찬란한 감수성을 나랏일에 그대로 이식하다니, 국정 운영이 쉰내는 좀 나지만, 참으로 팬시(Fancy)해졌다.

도대체 '빛'이 있으면 '어둠'은 누구란 말인가? 계엄 찬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계엄의 책임에 민주당도 자유로울 수 없다 판단하는 많은 국민은 악당이나 어둠의 세력이 되는 건가?

그들의 머리속이 얼마나 단순하고 유치한 이분법으로 진영 논리에 잠식되어 가는 지, 이 작명 센스 하나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공적인 국가 조직에 이토록 오글거리는 '중 2병' 감성을 바르는 건, 국민에 대한 정신적 테러이자 행정력을 동원한 판타지 소설 집필이다.

더 코미디는 위원회가 하겠다는 짓이다. 계엄을 저지한 시민을 '인증'해주겠다고? 무슨 기준으로?

당일 국회 앞 '인증샷'이라도 제출하면 "참 잘했어요" 도장 찍어주는 건가? 아니면 데시벨 측정기로 구호 소리 크기라도 재서 1등급, 2등급 등급을 매길 텐가.

민주주의는 시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헌법적 의무지, 정부가 무슨 마트 포인트 적립해주듯 "귀하는 빛의 전사입니다"라고 완장 채워주는 보상 프로그램이 아니다. 시민 정신을 관료들의 책상 위 서류 심사 대상으로 격하시키지 마라.

예전에 개그맨 장동민이 대학 축제 사회자로 불꽃놀이를 보며 던졌던 명언이 떠오른다.

"여러분의 등록금이 지금 터지고 있습니다."

딱 그 짝이다. 이 '빛의 위원회'라는 것도 결국 국민 세금을 펑펑 터뜨려 자기 식구들에게 그럴싸한 '참전 용사' 감투 씌워주고 자화자찬하는 그들만의 불꽃놀이에 불과하다.

더 심각한 건, 이 촌극이 가져올 파장이다. 기획부터 발상, 실행까지 이토록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왜 수많은 국민들이 지난 시절의 가지각색의 '유공자' 명단에 그토록 의구심을 품었는지 이제야 납득이 간다. 모든 게 기록되고 감시받는 2026년에도 이 모양 이 꼴로 '유공자' 딱지를 남발하려 드는데, 감시의 눈이 없던 그 시절에는 오죽했겠나.

세금으로 '빛' 타령하며 칭찬 스티커 놀이 할 시간에, 당신들 머릿속에 가득 찬 그 어두컴컴한 망상이나 좀 걷어내길 바란다.

 

#빛의 위원회, #빛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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