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장르가 휴먼 다큐에서 순식간에 엽기 호러물로 바뀐다.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엔터테인먼트 대표]

솔직히 나는 정치인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한다. 명색이 서울시장 나가겠다고 선언을 했으니, 뭐라도 한마디 거들어야 폼이 난다는 강박은 있을 거다.

하지만 그래도 양심이 있다면, 영화 '맨 인 블랙'에 나오는 그 번쩍이는 기억 제거 장치(Neuralyzer)라도 들고 다니면서 떠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국민들 뇌 속의 기억을 싹 지워버린 게 아니라면, 어떻게 저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내 상식으론 도저히 납득이 안 돼서 그렇다.

박주민 의원의 페이스북을 보라. "다주택자의 눈물보다 세입자의 피눈물이 중요하다", "투기가 끼어들 틈이 없는 구조를 만들겠다". 문장만 보면 가슴이 웅장해지는 노벨 문학상 감이다.

그런데 이 감동적인 대본의 작가가 다름 아닌 2021년, 자신이 대표 발의한 '임대차 3법'이 통과되기 직전에 자기 집 월세를 기습 인상했던 '건물주 박주민'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건 장르가 휴먼 다큐에서 순식간에 엽기 호러물로 바뀐다.

팩트를 보자. 남들에겐 전월세 5% 이상 올리지 말라고 법으로 족쇄를 채워 놓고, 정작 본인은 법 시행 딱 한 달 전에 신규 계약이라며 9%(전월세 전환율 기준 26%)를 올려받았다. 이건 마치 다이어트 합숙소 조교가 훈련생들에겐 "6시 이후 금식"을 엄숙하게 선포해 놓고, 자기는 5시 55분에 양념치킨 두 마리를 입안 가득 쑤셔 넣은 꼴이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입가에 묻은 양념도 안 닦고 비장한 표정으로 "비만과의 전쟁"을 외치나? 지나가던 닭이 웃다가 알을 낳을 지경이다.

그때 내놓은 변명은 더 가관이었다.

"부동산 사장님이 싸게 내놓은 거라 해서 그런 줄 알았다."

세상에, 대한민국 입법을 주도하고 이제는 서울시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분이 고작 자기 집 월세 계약서 숫자 하나 제대로 파악 못 해서 공인중개사 탓을 시전했나? 그게 사실이라면 당신은 무능한 바보고, 거짓말이라면 비겁한 위선자다. 자기 통장에 꽂히는 돈의 액수도 파악 못 하는 사람이 천만 서울시민의 주거비를 잡겠다니, 개가 웃고 소가 웃는다.

뉴욕 시장의 명연설을 인용할 게 아니라, 2021년 당신에게 월세를 올려줘야 했던 '신당동 세입자의 통장 내역'부터 인용하는 게 순서다. "누군가 앉아서 돈을 벌 때 청년들은 피눈물을 흘린다"고? 그 '누군가'가 바로 당신이었다.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고 손으로는 임대료 고쳐 쓰던 그 민첩한 재테크 실력이야말로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준 주범이다.

제발 부탁인데, 그 더러운 손수건 꺼내서 남의 눈물 닦아주려 하지 마라. 눈병 옮는다. 그냥 그 입 꾹 다물고 가만히 있어 주는 것, 그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주거 복지다.

* 아래는 박주민 의원이 SNS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님의 말씀에 적극 공감합니다.

2021년 한 해에만 부동산 불로소득 461조 원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GDP의 20%가 넘는 규모입니다. 누군가 앉아서 수백조를 버는 동안, 서울 청년들은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4년을 모아야 집 한 칸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투기소득이 줄어서 흘리는 다주택자의 눈물보다, 높은 주거비 때문에 흘리는 청년과 시민들의 피눈물이 더 중요합니다. 높은 주거비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비극은 없어야 합니다.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뉴욕은 중요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더 비싼 도시를 만들 것인가, 계속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 것인가?" 뉴욕 시민은 임대료 규제와 공공주택을 선택했습니다. 서울도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서울은 누구를 위한 도시입니까?

서울이 앞장서겠습니다. 저는 투기가 끼어들 틈이 없는 공급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월세 반값 서울'을 약속합니다. 용산 2만 호, 공공이 땅을 보유하며 장기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습니다. 공공부지를 활용해 쳥년을 위한 반값 주택 연간 1만 호씩 공급하겠습니다.

지분적립형 주택으로 무주택 신혼부부와 4050세대를 돕겠습니다. 분양가의 20%만 내고 입주하는 새로운 모델입니다. 이것이 서울이 부동산 투기와 싸우는 방식입니다.

대통령께서 선언하신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서울이 현장에서 함께 싸우겠습니다. 미래설계자 박주민이 서울의 새로운 주거 사회계약을 설계하겠습니다.

 


#박주민의원, #세입자피눈물, #다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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