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초까지는 서해를 '황해'로 많이 불렀고 교과서에도 그렇게 실렸다. 하지만 그 뒤로 ...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박묘숙 기자]

@숏플릭 캡처
@숏플릭 캡처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방중 결과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지금 협의 중인 '황해'에서의 수색·구조 합동 훈련 이런 것도 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1970년대초까지는 서해를 '황해'로 많이 불렀고 교과서에도 그렇게 실렸다. 하지만 그 뒤로 우리 주권 입장에서 '서해' 명칭으로 굳어졌고, 전 국민이 '서해'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왜 이 시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어색하게(?) 들리는 '황해'로 지칭했을까. 실수일까, 아니면 의식적으로 그렇게 한 걸까.
국제 지도에서 공식 표기는  '황해'라고 한다. 한중정상회담 직후 네이버 지도, 독립기념관 전시 지도 등이 ‘서해를 황해로 표기를 바꾸었다’는 말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편집자)

'황해'라는 말을 쓰는 주변인을 본 적이 있는가?

지리학자거나 1950년대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한민국 국민 99%는 그 바다를 ‘서해’라 부른다. 주말에 “황해 가서 조개구이 먹자”고 하면 간첩 취급받거나 타임머신 타고 온 사람 취급받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아주 기묘한 타이밍의 우연이 발생했다.

한겨레신문이 서둘러 한중 정상회담 직후 “황해는 65년째 공식 명칭이고 이를 문제 삼는 건 극우의 낭설”이라며 사전 방어막을 치기가 무섭게, 시진핑을 만나고 온 대통령이 보란 듯이 “황해에서의 수색·구조 합동 훈련”을 언급했다.

이건 단순한 어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이 깔아준 레드카펫 위를 대통령이 중국식 명칭을 들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간 ‘언어적 조공’의 현장이다.

상식의 지도로 이 바다를 보자. ‘서해(West Sea)’는 한반도의 서쪽에 있다는 우리의 주권적 시각이 담긴 이름이다. 반면 ‘황해(Yellow Sea)’는 중국 황하의 누런 토사가 흘러든다는 중국 중심의 지리적 인식이 투영된 이름이다. 굳이 잘 쓰고 있는 ‘서해’를 버리고, 중국 정상과의 회담 직후 ‘황해’라는 단어를 꺼내 든 저의가 무엇이겠나.

더 열 받는 건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 발언 기사 본문에 친절하게 박힌 “황해(서해)”라는 괄호다.

대통령이 굳이 안 쓰던 ‘황해’라는 단어를 뱉었는데, 언론이 알아서 “(서해)”라고 괄호를 쳐주는 꼴을 보니, 이건 기사가 아니라 ‘대국민 오역 정정 서비스’를 보는 기분이다.

“우리 대통령이 중국 눈치 보느라 중국식 코드로 말했으니, 개돼지 너희들이 찰떡같이 서해로 알아들어라”는 ‘강요된 이해’이자, 비릿한 사대주의를 덮으려는 언론의 필사적인 꼬리 흔들기다.

너희들은 누군가가 '일본해(동해)'라고 표기하면 또 선택적 분기탱천으로 독립운동가 빙의하겠지?

잊지마라. 이름을 바꾸는 자는 결국 주인도 바꾸려 든다.

 


#황해논란 #서해주권 #언어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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