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필름을 숨겨 나갈 '택시 운전사'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켜면 억압의 현장이 4K 고화질로 실시간 스트리밍되는 시대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미국 CBS 방송은 이란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1만2000명에서 2만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편집자)
대부분의 영포티(젊게 살려는 40대)들이 민주화라는 거창한 서사를 영화 '1987'이나 '택시운전사'를 통해 배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광주로 잠입했던 독일 사진기자 힌츠페터의 필름통이 검문소를 무사히 빠져 나가 전 세계로 배달되기를, 숨을 죽이며 응원하던 그 마음 또한 순수했다 믿어본다. 진실이 국경을 넘는 것조차 목숨을 걸어야 했던 1980년의 그 비극적 구조에 그들은 기꺼이 눈물을 지불했다.
그런데 지금 이란 테헤란의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은 택시운전사 같은 용자의 잠입조차 필요없는 상황이다. 굳이 필름을 숨겨 나갈 '택시 운전사'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켜면 억압의 현장이 4K 고화질로 실시간 스트리밍되는 시대다. 힌츠페터의 카메라 렌즈가 비췄던 그 고립된 절규가 지금은 전 세계 유저들의 피드에 ‘라이브’로 꽂히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국내의 그 수많은 ‘인권 지킴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추측해 보건데 당신들이 그토록 환호했던 민주주의의 가치는 사실 ‘미국을 깔 수 있을 때만’ 구동되는 선택적 프로그램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란의 독재가 여성의 삶을 짓밟든, 민간인을 조준 사격하든, 진영 논리에 도움이 안 되겠다 싶은 이유만으로 당신들의 공감 능력은 무한 버퍼링에 걸린다. 손가락 하나 까딱해서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조차 주저하는 그 역겨운 이중성.
한때 그게 선동인지도 모르고 정의라 믿으며 촛불을 같이 들었을 때 연단에 선 인물들이 번갈아가며 하루가 멀게 외치던 영국 정치사상가 에드먼드 버크의 말 “악의 승리를 위해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호남, 진보, 좌파. 국내에선 인권과 여성, 약자의 서사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이들아. 이제라도 솔직히 고백하자.
그대는 정의롭지도 선하지도 않다.

#선택적민주주의 #침묵의이중성 #인권은보편이다 #이란독재


오직 권력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서만 민주, 정의를 외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