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유장과 유비 관계

[최보식의언론=이양승 객원논설위원(군산대 무역학과 교수), 김선래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공천헌금 및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특검 도입을 논의하기 위한 야 3당 대표 연석회담을 하자'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제안에 조건없이 수용하겠다고 했다. 13일 장동혁-이준석 대표는 회동한다 이를 계기로 향후 장동혁과 이준석이 정치적으로 손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편집자)

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적 자살 사례 중 하나는 익주의 주인 유장이 유비를 불러들인 사건이다. 북쪽의 위협을 막기 위해, “같은 한실 종친”이라는 명분을 믿고 유비를 불러들였다. 충신들은 극렬히 반대했고, 결국 이야기는 익주의 권력 전부를 유비에게 넘겨주는 걸로 끝났다. 그 이후 중국인들은 '호랑이를 집에 들이는 정치'라는 말을 쓴다고 한다.

이준석 ‘재영입’ 혹은 ‘연대’ 시도를 보면, 유장과 유비의 일화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장동혁은 지금 자신이 당권을 쥔 보수 진영의 '관리형 권력자'에 가깝다. '윤어게인'이 그 증거다.

반면 이준석은 전혀 다른 유형의 정치인이다. 그는 체제를 운영하는 인물이 아니라, 체제를 뒤엎고 새 판을 짜는 플레이어다. '윤어게인'을 철저히 부정하는 게 그 증거다. 그는 순응형이 아니라 교체형이다. 남의 집에 얹혀살 정치인이 아니다. 장동혁이 이준석을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칠 것이다.

유장이 외적을 막기 위해 유비를 불러들였던 것처럼, 장동혁이 이준석을 다시 끌어들이려는 명분 역시 비슷하다. 하지만 유장의 신하들이 했던 경고는 지금에도 그대로 유효하다.

“유비는 남의 밑에 있을 사람이 아닙니다.”

이준석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느 정당에서든 ‘2인자’ 포지션으로 안착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이건 이준석에 대한 칭찬도 된다.

유장의 가장 큰 착각은 이것이었다. “내가 주인이고, 유비는 손님이다.”

치명적인 착각이었다. 능력과 야심이 비대칭적일 때, 명목상의 주인 실질적인 주인 따로 존재하게 된다. 권력 확장을 위해 이준석은 장동혁보다 '반박자' 빠르다.

유비는 익주에 들어가 곧바로 칼을 들지 않았다. 먼저 인맥을 만들고, 민심을 얻고, 내부 협력자를 확보하고, 병력과 군량을 장악했다. 그리고 “때가 되었을 때” 움직였다. 이준석의 스타일 역시 다르지 않다. 그는 늘 판 안으로 들어가서 판의 중심을 바꾸는 방식으로 움직여 왔다.

장동혁이 이준석을 받아들인다면 그 순간부터 이준석은 민주당 공격을 주도하며 정치적 날개를 달 것이다. 그리고 실질적 권력이 이준석에게로 이동하기 시작할 것이다.

유장은 착한 사람이었고, 배신을 믿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권력은 도덕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유장이 유비를 들인 순간, 익주의 주인이 누구가 될 것인지 이미 판가름났었다. 유장만 몰랐을 뿐이다.

한동훈을 잡겠다고 이준석을 불러들이려는 장동혁 대표가 지금 자신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준석이 도움이 되는가가 아니라 이준석 옆에서 자신이 여전히 그 판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 이다. 이 질문에 100% 확신이 없다면 장동혁은 유장과 같은 길 위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장동혁은 자신을 조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조조는 유비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여 용을 못에 가두려 했다. 하지만 장동혁은 조조로 보이지 읺는다. 그 주변인들 때문에 그렇다. 조조는 주변에 자신보다 똑똑한 이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었다. 장동혁은 그 주변에 장동혁보다 똑똑한 이가 많이 없는 것 같다. 그게 차이라면 차이다. 이준석은 그냥 '사랑방 손님'이 아니다. 재기 넘치는 신예이자 대선에 출마했던 잠룡이다.

이준석을 들이는 건 장동혁의 도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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