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을 대표로 밀어올린 게 '윤어게인'이지만 장동혁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자 족쇄
[최보식의언론=이양승 객원논설위원, 최보식 편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기자회견에서 "12.3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고 사과하며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편집자)
장동혁 대표는 비겁하다. 장동혁 주변인들도 비겁하다.
장동혁이 뒤늦게 '계엄 사과'로 속내를 드러냈다. 아직 '윤'과 확실히 절연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내심 절연을 작정했을 것이다.
장동혁은 알고 있다. 장동혁을 띄우고 장동혁을 대표로 밀어올린 게 '윤어게인'이지만 장동혁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자 족쇄이자 자물쇠가 바로 '윤어게인'이라는 걸...
'윤어게인'은 단순한 윤석열 복권 요구가 아니다. 그건 윤의 정치적 책임을 부정하고 패배를 음모로 환원하며 현재의 당 대표를 과거의 그림자로 종속시키는 프레임. 그 프레임 안에 들어가는 순간 장동혁은 주어가 아니라 '목적어'가 된다.
누군가를 떠받치는 그 '아래'가 된다는 뜻이다. 즉 '장동혁 = 윤석열'이 아니라 '장동혁 < 윤석열'이다. 권력서열이 그렇게 결정된다. 즉 장동혁이 경영자라면 그 위에 누군가 '왕회장' 또는 '명예회장'이 따로 있는 격이다.
정치 지도자는 과거의 권위를 딛고 올라서는 것이지 그 아래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윤어게인'이 장동혁의 외곽 지지층을 지배하는 한 장동혁은 자기 이름으로 싸울 수 없는 허수아비 대리사장 정치인이 될 뿐이다.
장동혁을 수렁에 몰아넣을 이들은 바로 그를 지지한다면서 '윤어게인'을 외치는 이들... 그건 "장동혁의 시대"가 아니라 "윤석열의 연장선"을 요구하는 모순적 행동에 불과하다. 그건 장동혁이 정체성 인질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장동혁의 딜레마는 '윤'과 절연 여부다. 하지만 그는 절연을 선언하지 못한다. 그렇게 말하면 '배신자'가 되고, 침묵하면 종속을 의미하고, 긍정하면 '멘토-제자' 구도가 고착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보라. 지금은 장동혁이 윤과의 절연을 감히 선언하지 못하지만 그는 사실 결심했다. 지금은 다소 전략적 모호성, 즉 '혼합전략'을 통해 시간을 끌고 싶을 뿐이다.
그는 윤과의 절연을 선언할 것이다. 자신이 정체성 인질 상태에 있어서 허수아비 대리사장 정치인이 된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기 때문이다.
한마디만 더 하자면, 이제라도 당을 추스리고 지방선거를 준비를 하기 위해 계엄 사과를 한 건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그동안 '윤어게인'을 외치며 장동혁을 지지해온 이들이 당권 장악과 장동혁 당 대표 체제 유지를 위해 계엄사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참으로 비겁한 처신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 짚을 건 자신이 계엄을 사과하면서 한동훈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장동혁은 한동훈을 쫓아낼 생각도 없고 쫓아낼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왜냐하면 한동훈을 쫓아내면 장동혁으로 하여금 '윤'의 '아래'가 될 걸 요구하는 지지자들로부터 자신의 권위와 권력을 지켜주는 방파제가 사라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가장 실효적인 방법은 한동훈을 당에 남기고 이준석을 당내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한국 보수 진영 내 자기강화 메커니즘인 '신(新) 삼국지' 시대가 열리게 된다. 그 상황에선 당 대표 프리미엄을 쥔 장동혁이 조조가 될 테고...
장동혁은 그렇게 하면 카오스 속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당의 균형경로가 찾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동훈은 장동혁 말고 장동혁 주변인들에 대해 물어야 한다. 계엄에 대해 사과하느냐고.
장동혁은 비겁하다. 그 주변인들은 더 비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