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치권에서 그들은 ‘부녀(父女)’로 불렸단다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솔직히 나는 국민의 힘의 내부사정이나 역학관계에 대한 정보는 일반적인 뉴스를 읽는 사람의 수준을 넘지는 못한다. 하지만 홍준표와 배현진의 막장 설전 뉴스를 읽고 들여다 본 모습은 참 안타까움을 넘어 짜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아래 관련기사 참고).
한때 정치권에서 그들은 ‘부녀(父女)’로 불렸단다. 2018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배현진을 ‘영입 인재 1호’로 발탁하며 각별히 아꼈다고. 그랬던 두 사람이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서로의 인격에 침을 뱉고 있다.
홍 전 시장은 탈당 후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던지다 배 의원의 반격을 받자 “거둬줬더니 인성이 그럴 줄 몰랐다”, “학력 콤플렉스로 줄 찾아 삼만리”라며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배 의원도 지지 않고 “홍 전 시장의 일생 동력은 콤플렉스”, “안쓰러운 노년의 방어기제”라며 조롱했다. B급 막장 드라마 대사 같은 이 말들이, 전직 대선 후보와 현직 재선의원의 입에서 나왔다.
이 웃지 못할 촌극은 두 개인의 다툼을 넘어, 지금 대한민국 보수 정당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우선 홍 전 시장의 인식은 낡았다. 그는 배 의원을 “거두어 준 딸”이라고 했다.
공적인 동지 관계가 아니라, 시혜를 베푼 시혜자와 수혜자의 관계로 본다. 그러니 자신의 뜻을 거스르면 ‘배신’이고 ‘인성 문제’가 된다. 이것은 정치가 아니라 ‘조폭 식 의리’다. 사람을 키우는 게 아니라, 내 말을 잘 듣는 부하를 원했던 ‘꼰대 리더십’의 한계가 명확하다. 게다가 후배의 학력이나 이력을 들먹이며 공격하는 모습은, 그가 평생 싸워왔다던 기득권의 모습보다 더 권위적이고 졸렬하다.
배 의원의 행보도 가볍기 짝이 없다. '홍준표 키즈'로 시작해 친윤, 친한, 그리고 지난 대선에선 김문수 선대위까지. 홍 전 시장 말대로 “벌써 다섯 번째 줄”이다. 권력의 풍향계가 바뀔 때마다 가장 먼저 짐을 싸서 옮겨 다녔다. 정치적 소신보다는 생존 본능이 앞선다. 옛 주군을 향해 “콤플렉스 덩어리”라고 독설을 날리는 모습에서, 청출어람(靑出於藍)의 기백보다는 ‘생존을 위한 비정함’이 먼저 읽힌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용병들의 난투극이 당을 망쳤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용병들이 판을 치게 만든 토양을 누가 만들었나. 바로 자신들이다. 내부에서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외부 스타에게 의존하다가 토사구팽 당하는 악순환. 그 책임에서 자유로운 보수 원로는 없다.
이 싸움에 승자는 없다. “내가 너를 키웠다”며 생색내는 낡은 리더나, “노망나셨냐”며 받아치는 후배나, 둘 다 패배자다. 보수 정당에는 더 이상 존경받는 어른도, 철학을 가진 차세대도 없다. 오직 서로의 콤플렉스를 후벼 파는 싸움닭들만 남았다.
국민의힘이 왜 망가졌는지 궁금하다면, 멀리 갈 것 없다. 홍준표와 배현진의 SNS를 보면 된다. 그곳에 보수의 묘비명이 적혀 있다.
‘존중도, 품격도, 의리도 없이, 오직 권력만 좇다가 공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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