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사라고사주 보르하(Borja)의 한 성당에 그린 '에케 호모(Ecce Homo: 이 사람을 보라)'라는 예수의 프레스코화

[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복원                                                                                     원작                                                가디언 웹페이지 캡처

'멍키 크라이스트(Monkey Christ)'는 스페인에서 발생한 '에케 호모(Ecce Homo)' 프레스코화 복원 대참사를 일컫는 말이다.

이 사건은 예술 복원 역사상 최악의 실패로 꼽히지만, 동시에 인터넷 밈(Meme)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지역 경제를 살린 아이러니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1930년경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가 스페인 사라고사주 보르하(Borja)의 한 성당에 그린 '에케 호모(Ecce Homo: 이 사람을 보라)'라는 예수의 프레스코화였다.

2012년 8월, 습기로 인해 그림이 훼손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지역 주민 세실리아 히메네스(Cecilia Giménez, 당시 80대) 할머니가 선의로 직접 복원에 나섰다. 그녀는 전문 복원가가 아니었다. 할머니의 붓질이 끝난 후, 예수의 얼굴은 가시관을 쓴 고통스러운 표정 대신 마치 털이 수북한 원숭이나 고슴도치 같은 형상으로 변해버렸다.

이 사고를 친 아마추어 복원자 할머니가 최근에 94세로 작고했다.

원작의 숭고함은 사라지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자, 언론과 인터넷에서는 이를 '원숭이 예수(Monkey Christ)', '감자 예수(Potato Jesus)' 등으로 부르며 조롱 섞인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뜻밖의 반전이 일어났다. 이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직접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관광객이 보르하라는 작은 마을로 몰려들었다. 성당은 입장료 수익을 얻게 되었고, '원숭이 예수'가 그려진 와인, 티셔츠, 머그컵 등 기념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입장료 수익과 저작권료(히메네스 할머니가 수익의 일부를 요구하여 인정받음)는 지역 요양원 후원 등 자선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최근 이 그림이 피카소의 작품과 유사성으로 인해 다시 주목을 받고 있고, 이 그림은 원작과는 다른 의미에서 보르하 마을의 상징으로 보존되고 있다.

 

btlee@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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