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문자화 하는 것의 엄숙함
[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글을 쓴다는 것의 규율은 어리석음과 부정직함을 모두 처벌한다.(The discipline of the written word punishes both stupidity and dishonesty)." - 존 스타인벡
글은 머릿속에 머물 때와 달리 종이 위에 옮겨지는 순간 객관화된다. 따라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작성자의 논리적 허점(어리석음)과 의도적인 왜곡(부정직함)은 반드시 드러나게 마련이며, 결국 독자의 비판이나 필자 스스로의 자괴감이라는 형태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스타인벡이 1962년 노벨 문학상 수락 연설(Nobel Acceptance Speech)에서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냉전과 사회적 혼란 속에서 작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스타인벡은 작가를 단순한 이야기꾼이 아니라, 인류의 결함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파수꾼'으로 보았다. 그는 글쓰기가 매우 고통스럽고 엄격한 훈련(discipline)을 요구하는 작업이며, 작가가 진실하지 못하거나 지적으로 나태할 때 그 글은 생명력을 잃고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오늘날 우리는 쉽게 자신의 편견과 잘못된 지식, 논리의 비약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AI에게 간단한 질문만 던지면 된다. 하지만 그런 최소한의 수고마저 생략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애초에 목적이 다른지도 모르겠다.
존 스타인벡은 미국 문학의 거장이자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던 소설가다.
대표작: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 《에덴의 동쪽(East of Eden)》,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en)》 등 우리가 청소년 때 읽었던 고전들이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소외된 노동자들과 하층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악함과 어리석음을 직시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1940년 퓰리처상, 196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20세기 미국 사실주의 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스타인벡은 글쓰기를 단순히 기술적인 작업이 아니라 도덕적인 행위로 보았다. "글은 속일 수 없다"는 그의 믿음은 오늘날 가짜 뉴스와 얕은 속임수의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큰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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