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마크처럼 떠올리는 책략이 '세대포위론'
[최보식의언론=배재희 강호논객]

'정치가 이준석'하면 트레이드 마크처럼 떠올리는 책략이 '세대포위론'이다. 이 로직은 서구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는 소위 ‘우경화’ 트렌드의 가장 세련된 독법이랄 수 있다.
이 썰은 각각 30년 갭을 둔 5060과 2030이라는 격렬한 대립 세대의 필연 같은 콘트라스트에 관련한 이야기다.
2030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서구에서 공히 비슷한 캐릭터성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다. 정치 경제적으로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우익적이라고 평받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미국의 히피, 반전 세대, 구라파의 68혁명 세대, 일본 전공투 세대, 한국의 86세대 등 소위 중장년 좌익의 세계적 물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역류이자 실질적인 대립 세대다. 2030과 5060은 그 기질, 세계관, 사회문화적 생리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분야에서 결을 달리한다. 완전 상극이다.
서구사회의 근래 강력한 우경화 흐름은 이 2030들의 정치성이 폭발하면서 기존의 노년 보수층에 세를 더해주면서 조형되었다. 이준석이 말하는 '세대포위론'은 사실상 글로벌한 현상의 한국적 수입인 셈이다.
이 2030 세대는 노동조합 같은 집단적 이권 쟁취에는 생리적 거부감을 느낀다. 기본적으로 어마어마한 리버럴들이고, 연배나 경력, 집단의 로직 따위로 개인의 운신이 좁혀지고 제한받는 것을 실존적 모욕으로 받아들인다. 당연히 아스팔트 노동운동, 조합주의 경향을 천성적으로 싫어한다. 개인주의적 시장론자들이랄까.
이준석과 그 세대는 종종 '능력주의'로 비난받곤 하는데, 실상 ‘경쟁’을 고집스레 사랑한다기 보다 분화된 개인이 자기 삶의 유일한 돌파구로서 공정한 경쟁의 룰을 신봉하는 것이라고 보는게 더 타당하다. 시장의 경쟁시스템이 개개인에게 얼마나 공정한가를 예민하게, 격렬히 반응하는 그들이다. 일테면 개인주의적 보수, 시장적 보수주의에 발 걸친 세대.
이들은 전통적 우익의 안보 불안, 구-좌익들의 데탕트, 사회주의 친화성 등 이데올로기적 캠페인을 진부하게 여긴다. 한국에서 이 유별난 세대가 본격적으로 자기 색채를 드러낸 게 그 유명한 평창 동계올림픽이었다.
남북단일팀 구성 이슈로 전통적 좌우익 집단이 팽팽히 대립했을 때 막상 이준석 세대들은 '왜 선수들이 당당히 경쟁해서 얻은 대표선수 TO를 정치권에서 맘대로 떼어주느냐', 이런 낯선 화두로 분개했다. 민족 모순의 문제 대신 철저히 '공정'이란 화두로 사안을 고민하는 세대가 목청 높이자 좌우익은 공히 당황했다. 이준석이 대변한다는 이 청년 배후집단은 이런 부류들이다. 확실히 전통적 독법으로 상대하기가 만만찮다. 이런 이들을 효과적으로 갈음하여 세력화하고 정치적 노림수 삼는 인물이 바로 이준석인거다.
한국의 586세대는 한국 현대사 최초의 '앵그리 영'들이었다. 그들은 일본 전공투 세대, 유럽의 68혁명 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한 유서깊은 질성의 정치집단이다.
그런데 이들을 신기할 정도로 잘 골려주고 너덜거리게 혼쭐내주는 신진 앵그리영이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 출현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각성된 집단이라 여기는 5060들을 너덜거리도록 놀려댄다. '인터넷 밈'으로 상징되는 이 이준석 세대의 재빠른 유머와 정치적 움직임들은 가공하다 못해 경악스러운 결과물들을 종종 만들어낸다.
정치적 유랑자였던 오세훈을 다시 서울시장으로 올려세운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준석의 젊은 팬덤들이 보여준 압도적 여론전은 그 완벽한 증명이었다. 김어준류 586의 총공세를 흐지부지 만드는 특출남은 오로지 2030만이 뿜어내는 퍼포먼스다. 아침에 김어준이 방송에서 ‘생태탕' 운운하면 점심도 되기도 전에 '생떼~' 이런 밈들이 웹 커뮤니티를 도배하는 식이다. 난 진심으로 경악하고 감탄했더랬다.
결국 한국사 최대의 세대 전쟁이 될 이번 대선은, 그 가장 강력한 구심점인 이재명과 그 배후세대, 그리고 이준석과 그 배후세대의 최후전쟁 같은 성격을 띄게 될 것이다.
이준석뿐 아니라 이준석의 배후집단인 2030들은 중차대한 정치적 모먼트마다 멋지게 자기증명을 해보였다. 집단주의, 거대담론에 개인이 복무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기성의 좌우익들에게 이준석과 그의 배후집단인 3040은 아웃복싱에 능한 골아픈 상대들이요 넌덜머리 나는 공격력의 소유자들이다.
'공정' 담론으로 무장하여 벌이는 이들의 문화 전쟁에 대해 낡고 흠잡힐 것 투성이인 장년층의 나이 든 운동가들은 무방비로 판판히 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1960년 9월의 유명했던 케네디와 닉슨의 대통령 선거전과 엇비슷한 결정적 장면들이 앞으로 50일간 수많은 밈과 숏츠들로 세상을 뒤덮지 않을까.
나는 금번 대선이 지난 서울시장 선거의 재판이 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세상은 또다시 쇼크를 받을 테고. 이 세대전쟁의 가공스러움을 이해 못하는 기성의 정치적 책략이나 전망들은 또 묵사발이 될테고. 3위로 출발해 단 한달 만에 드라마적인 국회의원 당선으로 자기 존재를 증명해보인 이준석과 그 세대, 이들의 본색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앞으로 두달간의 선거전에서 우리가 겪은 또 다른 충격적 드라마의 전조라고 본다. 난 그리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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