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운동선수에게 율무는 필수 음식
[최보식의언론=신성대 논설위원]

봄이 오니 여의도 고수부지에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어렸을 적부터 달리기에는 소질도 없고 취향도 없는 필자지만 저들의 건강함과 부지런함이 참 부럽다.
회원이 한 젊은 친구를 데리고 왔다. 100㎏이 넘는 거구이다. 바닥에 앉자마자 무릎을 내보이며 양쪽 정강이 관절 연골이 다 닳아 걷기도 어려울 정도란다. 몸무게 때문이라면 무릎이 아플 수는 있겠다만 연골이 닳을 것까진 없을 텐데…?
아하, 이런! 누가 마라톤을 하면 살이 빠진다고 해서 1년을 달렸더니 그만 이 지경이 되고 말았단다. 병원을 찾았더니 연골이 닳아 없어져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수술을 하든지 인공관절로 바꾸는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단다. 해서 여기 오면 뾰쪽한 수가 있을까 싶어 친구 따라왔단다.
화타가 와도 별 수 없다. 일단 살부터 빼라! 더 이상 운동도 못하겠고, 점점 살은 찌고! 그럼 굶어서라도 빼라! 그 상태로 몇 살까지 살 수 있겠느냐? 사즉생! 목숨이 걸리고 가족의 생계가 걸려 있다고 생각하면 못 굶을 것도 없지 않느냐! 적게 먹는 데야 어찌 살이 안 빠지고 배기겠느냐!
그리고선 무릎 근육이라도 강화시켜주면 걷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근육을 강화시키는 요령을 가르쳐 줘서 보낸 적이 있다.
마라톤 애호가들은 몇 경기를 완주했으며 국내외 어떤 대회에 참가했느냐를 가지고 서로 키재기를 한다. 그들의 마라톤 예찬론을 들어보면 마라톤이야말로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의 표상이다. 문제는 자기한테 좋다고 남한테 무작정 권하는 데에 있다. 좋은 의도로 함께 뛰자고 했지만 결과는 재앙이 되기도 한다.
흔히 한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을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로 나누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한다. 전공자 외에는 이런 옛날식 표현을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중 습(濕)에 관한 필자 나름의 경험을 소개한다.
생콩이나 물에 불린 콩의 껍질이 쉽게 잘 까지는 것처럼 인체의 모든 세포막도 습기가 많으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관절의 연골세포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그런 체질의 사람이 마라톤과 같이 관절에 큰 충격을 주거나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하게 되면 연골이 쉽게 망가지게 마련이다.
한의학에서도 예로부터 습(濕)을 쳐내면 질병의 절반이 없어진다고 했다. 우선 피부병과 같은 세균성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균들은 원래 습(濕)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곡식도 습하면 썩거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던가?
습(濕)이 많은 사람은 피부가 물러서 상처가 잘 나고 쉽게 낫지도 않는다. 날씨가 습하거나 땀이 조금만 나도 피부가 눅눅해지는 기분이 든다. 겨드랑이나 사타구니가 항상 찐득해서 불쾌하다. 심한 사람은 습진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남녀불문 습(濕)이 많으면 제 살이든 남의 살이든 닿는 게 싫다. 잇몸이 물러서 양치질을 할 때마다 피가 나온다. 이런 체질의 사람들은 애초에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습(濕)이 많은 사람은 달리기는 물론 브레이크댄스, 에어로빅,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 태권도 등등 폴짝폴짝 뛰어 관절에 충격이 많이 가는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너무 열심히 했다가는 관절 연골이 망가져 언젠가는 반드시 ‘개고생’ 한다. 그런 사람들 중 50세 전후에 무릎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이가 꽤 많다.
그럼 습(濕)이 많은 사람은 영영 찜찜하게 살아야 하나? 습(濕)을 제거하는 한약 처방도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다. 습(濕)을 쳐내는 것으로는 율무 만한 것이 없다. 미숫가루로 먹어도 좋고 다른 잡곡과 함께 섞어 밥으로 먹어도 좋다. 율무차 마시는 정도로는 효과가 없으니 넉넉하게 꾸준히 먹어야 한다.
그렇게 몇 개월 먹으면 습진이나 버짐, 부스럼이 없어져 피부가 고와진다. 내의나 셔츠가 살갗에 닿는 촉감이 상쾌해짐을 느끼게 된다. 양치질을 해도 피가 나오지 않는다. 류머티즘 환자에게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습(濕)이 없어지면 몸이 개운해져 가벼워진다. 그러니 운동선수에게 율무는 습(濕)이 있든 없든 필수이다. 단 임신부는 금한다.
* 신성대 위원은 《혼백론》의 저자로.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1954년 출생. 16세에 해범 김광석 선생에게서 조선의 국기인 무예 십팔기(十八技)를 익힌 이래 40여 년 동안 십팔기의 전승과 보급에 힘써 왔다. 현재 (사)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회장으로 십팔기와 더불어 도인양생공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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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백론》의 저자.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1954년 경남 영산(靈山) 출생하여, 16세에 해범 김광석 선생에게서 조선의 국기인 무예 십팔기(十八技)를 익힌 이래 40여 년 동안 십팔기의 전승과 보급에 힘써 왔다. 현재 (사)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회장으로 십팔기와 더불어 도인양생공을 지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