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를 떠나 모든 극단주의는 성공은 커녕 하나같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최보식의언론=박동원 폴리컴(선거컨설팅회사) 대표]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수다."

미국 빈민인권운동의 대부이자 오바마, 클린턴에게 큰 영향을 준 사울 알린스키가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에서 언급한 말이다.

미국 좌파 PC주의의 원조격이라 우파들은 싫어하지만 그는 극단주의자가 아니다. 늘 현실과 타협을 강조했다. 즉 대중의 호응과 지지를 받으려면 현실에 기반해야 된다는 걸 강조했다. 그는 정치주의자며 민주주의자다.

"가서 통곡의 벽을 쌓고 너 자신을 위로하라. 미쳐 버린 후에 폭탄 투척을 시작하라. 하지만 그 방법은 사람들을 우파로 돌아서게 만들 뿐이다."

이 문장은 내가 가장 많이 인용하는 문장이다. 좌파의 과격함이 대중을 우파로 돌려세운다 했다. 우파의 과격함도 대중을 좌파로 돌려세운다. 윤석열의 12.3 계엄 뻘짓을 보며 이 문장이 떠올랐다.

통곡의 벽을 쌓고 혼자 고립된 채 자신을 위로하다 미쳐버려 계엄을 저지른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돌아서게 만들고 말았다.

"민주주의는 상대의 가치관을 온전히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소통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의사소통은 상대의 경험 안에서 이루어진다. 상대의 가치에서도 충분히 통용되는 대안으로 설득하는 것이 민주주의적 소통 방식이다."

필자가 알린스키의 문장을 많이 언급한 이유는 그의 주장이 현실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서 결정은 대중들이 한다. 민주당의 폭정도 대중의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대중에게 외면받아 당하고 있다.

극단주의는 대중의 외면을 받는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킬 수가 없다. 왕이 모든 걸 결정하던 시대엔 왕을 꼬드기던지 아니면 왕을 바꾸면 되지만 민주주의에선 대중을 감동시키고 설득하는 거 외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다.

히틀러도, 적군파도, 차우세스쿠도, 폴 포츠도 좌우를 떠나 모든 극단주의는 성공은 커녕 하나같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타협은 거래를 하는 것이다. 당신이 무에서 출발한다면, 100%를 요구하고 30% 선에서 타협을 하라. 당신은 30%를 번 것이다."

100을 얻으려 하니 극단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윤석열은 타협할 줄 모른다. 법치주의에선 여지와 타협이 있지만 법률주의에선 원칙만 있을 뿐이다. 한동훈도 그 습관이 친윤들에게 빌미를 주었다. 

윤석열이 원래부터 그랬던 게 아닌 듯하다. 진중권은 윤석열이 정치를 하기 전에 만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법철학에 대해 토론했다 한다.

당시 두 사람은 히틀러 이데올로거 중 한 명인 칼 슈미트의 법철학에 대해 토론했다 하는데, 칼 슈미트는 정치를 '적과 동치의 구분'으로 규정했고 전쟁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에서도 '친구와 적'의 대립과 투쟁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궁극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적을 물리쳐야 하는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게 그의 핵심 논지다.  

특히 칼 슈미트는 주권을 '결정하는 자'의 권력으로 정의하며, 국가가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예외 상태를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을 강조한다. 

예외 상태란 통상적인 법의 규칙을 일시적으로 무시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이를 통해 정부가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정치적 필요성을 주장한다. 즉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대응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데 이 비상한 시기를 결정하는 건 주권자이고 그 주권자는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논리는 히틀러 전체주의의 철학적 명분이 되었다. 

진중권은 당시 윤석열도 칼 슈미트의 이론에 반대했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로 홀로 고립된 채 자아가 팽창하며 생각까지 바뀐 것이다. 주권자로서 '예외 상태'를 규정하고 계엄을 내린 것이다.

많은 이들이 지금은 비상한 시기라고 한다. 비상한 시기엔 비상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한다.

최장집 교수가 칼 슈미트의 '적과 동지 나누기'의 후예라고 규정한 586들 행태를 우파들도 따라 간다. 욕 하면서 따라간다 했다. 비상한 시기인데 그럼 뭘 할 수 있나. SNS에서 분노하며 욕 싸질러봐야 결국 통곡의 벽을 쌓고 미쳐버린 후 폭탄을 투척해 대중들로부터 외면받으며 고립되는 것밖에 더 있나.

극단주의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극단적이고 구린 보수우파를 지지해줄 국민은 없다.

#극단주의, #윤석열, #계엄, #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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