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전 한푼 없던 그 친구는 결국 필자를 인큐베이터 삼아 독립했다

[최보식의언론=박동원 폴리컴(선거컨설팅회사) 대표]

SBS뉴스 캡처
SBS뉴스 캡처

'막말 인터뷰'로 장안의 화제가 됐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모회사(하이브)와 법적 소송 과정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떠났다. 민희진의 '어도어 경영권 찬탈' 의혹 건으로 빚어진 사태다.

하이브는 BTS를 만든 방시혁이 2005년 설립한 회사이고, 어도어는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로 뉴진스를 키웠다.

민희진이 회사를 떠나자, 뉴진스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민희진 전 대표와 함께 하고 싶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편집자)

‘뉴진스 사태’ 이후 하니의 일본 도쿄돔 공연 말고는 크게 관심 없어 지켜만 봤다. SNS에 올라온 다양한 글들만 대충 보아오다 민희진의 인터뷰를 보고 문득 떠오른 사람이 있어 딱 한마디만 거들어본다.

꽤 오랫동안 필자와 파트너처럼 일했던 후배가 있다. 필자가 모자라는 부분에 특출한 능력이 있어 서로 커버해주며 윈윈했다.

워낙 잔머리가 빨라 사고를 많이 치고 불성실해 자리를 못 잡고 방황하다보니 주윗사람들은 늘 내게 그 친구를 '거두어 주고 있다'고 표현했다. 서울로 회사를 옮긴 이후 사무실 한켠을 쪼개 자기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업종을 늘리면서 한 파트를 도맡게 하고 지분을 줬는데 나 몰래 회사를 차려 따로 일을 하다 우연히 필자에게 들켰다. 

자기가 했던 파트 지분은 물론이고 선거 때마다 몇 개월 일해도 1년치 연봉을 챙겨주고 사무실도 공짜로 쓰고, 돈을 빌려주고 못 받기도 하고, 하여간 최대한 배려했는데 뒤통수를 친 것이다. 필자한테 독립하겠다고 말했으면 반대할 이유도 없고 정확한 계약에 의해 주고받으면 깔끔했을 일을 몰래한 것이다. 이미 독립 계획을 해놓고 몰래 준비를 한 것이다. 

필자한테 사전에 상의도 없이 페이스북에 독립선언하며 도와준 필자에게 고맙다는 글 올린 걸 보고 화가 나서 욕을 퍼부었다. 땡전 한푼 없던 그 친구는 결국 필자를 인큐베이터 삼아 독립했다. 그냥 말했어도 될 일을 신뢰만 깨졌다.

'민희진 사태'를 보며 그 일이 떠올랐다. 나의 사례와 너무나 닮아 있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세계를 꿈꾼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관계 속에 있다. 그 관계란 사적관계일 수도 공적관계일 수도 있다. 민희진과 방시혁은 공적관계에 있다. 민희진은 방시혁이 깔아놓은 레일 위에서 꿈꿀 수 있었다. 방시혁이 좋은 오너냐 아니냐는 부차적인 문제다. 둘은 계약관계 속에서 서로의 능력을 상승보완하며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민희진의 꿈을 존중하고 방향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꿈이 커져 독립을 원했다면 계약을 파기하든지 아니면 대화를 통해 양해를 구하는 게 정상이다. 계약에 의한 지분을 받아왔고 방시혁이 구축한 시스템 속에서 성장했다. 한쪽을 착취하는 부당한 계약이거나 일방적 관계였다면 절차를 통해 시정하면 된다. 공사를 분명히 해야 관계 유지가 된다.

이수만에 의해 시작된 K-pop 시스템은 시작 즈음 미국 엔터테인먼트에선 비정상적으로 바라봤다. 아티스트를 키우는 게 아니라 노래하고 춤추는 기계인형을 양산한다면서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K팝은 그런 성장의 시간을 거쳐 이젠 어느 정도 예술의 경지에도 이르렀다. 예술에 이르려면 자본 축적도 무미건조한 기계적 기능의 시간도 거쳐야 한다.

대중예술은 자본의 시스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엔터테인먼트는 궁극적으로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고 대중을 끌어모으기 위한 상업적 감각과 자본적 시스템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가 없다.

대중예술의 상업성과 예술성은 시너지고 공생공존이며 해리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대중예술은 자본과 예술의 경계선상에 있다.

민희진은 방시혁이 구축해 놓은 상업자본의 시스템 위에서 자기 능력을 인정받고 클 수 있었다. 자기 꿈을 꾸고 싶다면 정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밟든지, 아니면 방시혁을 설득하는 게 맞았다. 예술하는 사람 들은 자유분방 우뇌형들이라 공적관계나 시스템에 무감각하다. 

이 거대한 공동체는 함께 정해 놓은 계약과 시스템에 의해 굴러가고 존속된다. 

이런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자기 꿈과 공적 관계를 잘 조절하고 조정해야 계속 꿈꿀 수 있다. 그리고 자기 꿈을 위해 독립을 하려면 자본이 있어야 하고 자본과 자본 축적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걸 천박하게 보고 손가락질하면 꿈꿀 자격이 없다. K팝도 자본 축적의 절대 시간을 보내고서야 BTS도 블랙핑크도 뉴진스도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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