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처럼 취급하고 있다

보수 성향 기존 언론들은 김건희 여사의 3백만원 짜리 디올백 몰카 영상을 이쯤 해서 덮어주는 분위기다. 함정 취재를 한 기자를 더 문제 삼기도 한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김영란법위반에 대해서도 대통령 부인은 공직자가 아니어서 그 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디올 백 몰카 영상사건의 당사자격인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의 침묵은 이해하기 어렵다. 마치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처럼 취급하고 있다. 타조가 모래밭에 머리를 박은 걸로 자신을 숨겼다고 여기는 것과 비슷하다.

김 여사가 자신의 그릇된 처신에 대해 직접 나서서 용서를 구할 수 없다면, 대신 윤 대통령이라도 가벼운 자리에서 국민들을 향해 유감이나 사과를 표시해야 옳다. 그게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봉사한다는(?) 국민에 대한 기본 예의 아닌가.

얼마 전 자신의 장모가 구속수감됐을 때도 '면목없다'는 한마디 코멘트을 했으면 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비쳤지 않았을까.

보수 진영에서 가장 뻔뻔한 인물로 꼽는 조국 전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검찰은 내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서 받은 장학금이 '뇌물' 또는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나를 기소했다. 언론도 이에 동조하여 비난과 매도의 나팔을 불었다. 나는 부산대 어느 누구에게도 장학금을 부탁한 적이 없었다. 딸에게 장학금을 주신 지도교수가 나에게 청탁을 하거나, 상호 직무관련도 없었음이 확인되었다. 그래서 뇌물죄는 무죄가 났지만, 김영란법은 여전히 2심에서 다투고 있다. 고역(苦役)이다.

반면, 판례상 대통령의 직무 범위는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이다. 김건희에게 제공하는 '선물'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함이 분명하다. 현재 윤 대통령에 대한 김건희씨의 영향력은 막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사저널> 설문조사는 김씨가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1위임을 보여주었다.

이상의 점에서 김건희씨의 디올 가방 등 수수는 '직무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그러면 김영란법은 물론 뇌물이 된다. 그런데 현재 검찰은 김건희씨의 디올 가방 등 수수에 대하여 수사하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 언론도 묵언수행 중이다. 다들 중전마마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법적으로 좀 더 따져볼 사안이겠지만, 보수 언론이라고 맹목적으로 마냥 윤 대통령 부부를 감싸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지난 715일자에 윤 대통령은 왜 부인을 못 말리나...김건희 명품 쇼핑 수행원 16!’이라는 글을 쓴 적 있다. 국내에서 건희 로드로 난리를 치는 중이고 서민들은 일주일 계속된 장마로 물난리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함께 리투니아에 가서 수행원 16명을 대동하고 명품 브랜드 매장 5군데를 들렀을 때였다.

당시에도 대통령 부인으로서 사리분별력이 없고 자기 관리를 못한 김 여사가 딱했지만, 나는 윤 대통령에게 더 의문이었다. 참모들이나 외부 인사들에게 그렇게 스트레이트하게 말하는 윤 대통령이 왜 부인에게는 그 멋진 직언(?)’을 못하는지 의아했다. 나는 윤 대통령 부부가 한 공간에서 두 분만이 있을 때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하다.

 
저작권자 © 최보식의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