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대통령은 자신의 의사결정을 적어도 3-5인 정도의 수평적 권한 그룹에 위임

강호논객 한정석

대통령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된 성공 신화를 믿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누군가의 생각을 픽업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대통령이 잘못된 판단과 길을 가려한다면, 그것을 견제할 수 있는 이는 '동지내 정치 세력'만이 유일하다. 그래서 현명한 대통령은 자신의 의사결정을 적어도 3-5인 정도의 수평적 권한 그룹에 위임한다. 이들에게는 다시 3-5인 정도 참모들이 있다.

이 의사 결정 그룹 사이에는 대통령과 아무런 격의를 갖지 않고 대통령과 말을 놓고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는 사이다. 일명 '순장조'다.

이를 가장 잘했던 이가 바로 전두환이다. 전두환은 대통령이 되고서도 절대로 자기 욕심, 자기 뜻대로 결정하고 행하지 않았다. 전쟁이라는 것을 알고, 지휘관의 역할이라는 것을 알고, 참모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다.

박정희 역시 그랬다. 수평적 동지는 없었지만, 그는 사석에서 2-3인 참모들이 자기 앞에서 논쟁하게 만들었다. 그런 논쟁에는 아무런 격식이 없었다. 참모들은 박정희 앞에서 서로를 이 자식, 저 자식하며 다툴 수 있었다.

문민 정부에서 이를 그나마 잘했던 이가 노무현과 이명박이었다. 이명박은 확대 비서관회의에 참석한 말단 행정관에게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서 비서관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결과를 옳게 내야하는 기업 경영자의 본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동지의 진정성을 신뢰했다.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해 온 동지와 자신의 운명이 하나라는 것을 일찌감치 알았다. 이광재, 안희정은 참모 부하이기 전에 노무현의 동지였고, 이들이 노무현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아마 김건희 여사가 유일한 창업 동지이자 의사결정 합의자일 것이다. 사선을 넘나들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이가 사실 김건희 여사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건희가 무너지면 윤석열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런 것은 그냥 운명이다. 아무도 어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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