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검찰청, 특히 중소 규모 지방도시 근무를 해보면 검찰과 국정원 지방 지부의 존재 자체만으로...
김종민 KBS이사·변호사

새만금 잼버리 대참사를 막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국정원 국내정보 기능' 폐지가 있다는 점을 모두 간과하고 있다.
정보는 본질적으로 중립적이다. 정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이 문제이지, 정보 자체는 국정운영에 필수적이다
국정원 국내정보 없이 국정 운영을 한다는 것은 자동차 계기판 없이, 네비게이션 없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초행길을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정원 국내정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다면 새만금 잼버리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문제가 있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앙정부와 전북도, 조직위원회 간의 볼썽 사나운 책임 떠넘기기의 궁극적 책임 소재와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지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해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치뤘을 거다.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을 문제시 하지만, 절대 있으면 안될 정치사찰을 제외하고, 전북도가 자격과 능력도 없는 민주당 소속 업자에게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몰아주는 것을 알아보는 게 과연 민간인 사찰인가.
민주당 소속 도지사가 있는 전북이 민주당과 깊은 연관있는 업자에게 수의계약으로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일감을 모두 몰아준 것이 정상적인 용역발주인지 부패인지 알아보는 게 민주당 탄압을 위한 정치사찰이라 할 수 있는가.
국정원 국내정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다면 전북과 조직위 관계자들이 귀중한 세금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니는 것도 사전에 포착되었을 것이다.
국정원 국내정보 폐지 이후, 국정상황실이 경찰 정보에 의존해 국정운영을 하고 있을텐데 경찰 정보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새만금 참사가 일어날 수 없다.
경찰은 정보업무가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 범죄를 예방하는 치안기능이 본질이다. 정보의 수집 분석 판단능력이 수십년간 노하우를 쌓아온 국정원과 비교가 안된다. 누구에게는 잡음이지만 누구에게는 중요한 시그널임을 포착하는 게 정보업무의 본질이다.
국정원의 무력화는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이해 관계와 눈에 가시 같은 국내정보 파트의 감시를 벗어나 마음껏 해먹고자 했던 중앙과 지방 부패세력의 합작품이다.
법무부 근무 경험에 비추어 보면 각 부처는 자기들에게 불리한 사항은 절대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부처간 갈등이 심한 이슈도 자기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자의적으로 부각시켜 보고한다.
이런 국정 전반의 난맥상을 제3자의 입장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해 문제의 핵심을 밝혀내고 해결책을 대통령실에 보고해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국정원 국내정보의 역할이다.
지방검찰청, 특히 중소 규모 지방도시 근무를 해보면 검찰과 국정원 지방 지부의 존재 자체만으로 지역 국회의원, 지자체장과 공무원, 지역 토호들이 조심한다.
경찰은 지역과 유착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국정원 국내정보까지 폐지되어 있으니 전북과 같이 마음놓고 지방 정치세력과 유착된 업자들의 부패 카르텔이 기승을 부릴 수 있었던 것이다.
1년 반 이상 지난 윤석열 정부가 국정원 국내정보, 민정수석실 없이 남은 임기 동안 국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매우 우려스럽다.
대통령 참석 행사인 만큼 경호처도 준비과정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했을 것인데 개영식 당일까지 아무 경고가 작동한 것 같지 않다.
국정상황실은 더욱 심각하다. 민정수석실이 없다면 국정상황실이 그 역할을 대신 해야 하는데 잼버리 시작 이후에 난리가 났을 때까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도 개막을 앞두고 새만금 현장을 방문했지만 특별한 조치를 한 바가 없으니 무엇을 봤는지 모르겠다.
새만금 잼버리 대참사는 수십년간 썩어 문드러진 중앙정치와 지방자치, 공직사회의 모든 것들이 터져나온, 잘만 활용하면 정치와 사회시스템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여당과 야당, 정부와 전북이 책임 떠넘기기와 정쟁으로 싸울 일이 아니다. 감사원 감사와 필요하면 국정조사를 포함해 철저히 원인 규명을 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모든 혁신은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표면화 되었을 때 시작할 수 있다. 문제가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으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부패카르텔 척결"을 국정 목표로 삼겠다면 새만금 대참사는 하늘이 주신 기회다.
국정원 국내정보 기능의 부활, 민정수석실 신설, 국정상황실, 경찰 정보 문제를 포함 국가대개혁을 위해 어떠한 타협과 정치적 고려없이 앞만 보고 가야 한다.

